있잖아. 계절따라 감정선이 왔다갔다 해서 막 눈물도 나고 그래. 갑자기 또 짜증냈다가 울기도 했다가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그게 힘들었어. 시든 풀처럼 푹 꺼져서는 나까지 힘이 푹푹꺼지고 그러다 뭐 또 갑자기 웃고. 그땐 엄마를 이해하기 힘들었어.
자식 다 키워놓고 어느덧 거울을 바라봤더니 내 삶은 어디에 있었나, 했을까 싶어. 그때마다 엄마에게 미안함이 생기기도 했어.
엄마에게 물었지. 엄마, 내가 만약에 생기있는 젊은 날을 선물할 수 있다면 뭐 하고 싶어? 다시 돌아간다면 말이야.
뭐하긴 뭐해 너 키우고 살지... 할 말이 없더라, 그게 엄마의 행복이었다는데. 나라는 존재가 그냥 행복 한덩이였다는데 무슨 말을 더 하겠어.
엄마를 보면 요즘은 실컷 차오른 달 같아. 캄캄한 하늘에도 노르스름히 빛나는 달. 바라보면 그냥 왠지 따뜻해서 포근해지는 존재. 내일도 피곤한 하루를 살아내야겠지만 씩씩해지려고. 내 존재만으로도 독보적인 힘을 얻고 있을 엄마를 위해서. 내가 해줄 건 그거 뿐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