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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Jan 01. 2020

Happy new year

12월 31일의 마지막 해였다. Last sunset.

모두가 해돋이를 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지만 한 해의 마지막 노을을 보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은 잘 없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last sunset을 보기 위해 늘 31일이면 해외로 떠났고 그 나라에서 노을을 보는 걸 끝으로 한 해를 마무리 짓곤 했다.


이번 2019년은 의지와 환경이 따라주지 않아 8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12.31을 보냈다.


작년 31일 어느 이름 모를 해변에 혼자 앉아 지는 노을을 보면서 한 해의 시기를 되돌아보곤 했는데 벌써 이렇게 다시 또 한 해가 갔다니 시간의 빠름에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 보면 아저씨가 죄고 그러다 할아버지가 되고 시간의 무력 앞에서 어쩔 수 없이 굴복하는 인간이 되는 건 아닌지. 다소 두려워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생은 결국 유한한 시간 속에서 깔깔대고 웃다가 상처 받아 울고, 이따금 혼자라는 외로움에 떨고, 후회 속에 다짐이나 반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어제는 카운트다운을 알리는 소리에 불꽃이 터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별거 아닌 이벤트였지만 사람들은 환호했고 즐거워했고 기뻐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환한 불꽃들이 터지는 걸 보니 어둠이 있어야만 화려한 빛남을 느낄 수 있나 보다.

만약 지금이 대낮이었다면 불꽃도 그리 화려할 순 없었을 것이기에.


2020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모두가 환호하는 군중 속에 쌓여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봐, 어둠 속에 있다가 터지니까 더 찬란히 빛나잖아.
힘들었던 시기가 지나면 모두 불꽃처럼 빛날 거야.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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