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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Apr 10. 2020

과거를 듣는다

내가 찾은 행복의 일들

하나씩 주어 담아 만든 플레이리스트.

내가 사랑하는 노래로 채워진 폴더 안의 노래들을 꺼내 듣다 보면 이상하게 기분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늦은 밤 이불속에서

햇살을 받으며 거리를 걷다가

주말 오후 내내 청소를 하다가

창문에 기댄 버스 안에서

, 하고 돌린 재생 리스트의 곡목 속에는

노래를 모았던 그날의 감정들과

어느 문장에 꽂혀  계속 들어도 좋은 가사들이 살아 움직인다.


이미 노래들은 과거에서  현재를 재생하고 있지만 그것은 언제든지 힘이 들 때 꺼낼 수 있는 나만의  비밀병기 같아서 든든한 마음을 느낀다.

 

어느 날 우연히 귀에 닿아 가슴까지 내리꽂은 음색, 내 이야기를 풀어놓은 가사들에 미쳐 차곡차곡 모아놓은 노래들이 나라는 취향을 대신하고 그 어떤 욕심도 없이 노래를 모으는  즐거움에 행복했던 내 모습도 떠올라 좋다.


한때 나를 빛나게 했으나 장 속에 잠자고 있는 최애의 옷처럼 너무나 좋아서 무한반복으로 듣다가 쌓인 노래를 꺼내 듣는다.  


멈춰있던 순간이 다시 재생되는 순간.

아쉽게 지나간 그 때의 시절이 다시 빛나고, 노래를 듣는 지금도 무탈한 것 같아서 소소히 행복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랑했던 시절의 과거가 재생된다.

결국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다는 건 유달 애착하며 보냈던 과거를 듣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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