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부근의 어느멋진 날들
많은 말들이 있었다.
우리가 만난 그때
우린서로에게 잠시 마음을 빌려준 것인지
몸을 빌려준 것인지.
사랑했던 우리는 그때 무엇이었는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지금
우린 서로에게 어떤 일이었는지
무슨 일을 해버린 것인지.
어려운 일이었다. 지나간 사랑에 대해
해석할수록 머리는 공식처럼 복잡해져갔다.
하지만 진짜 궁금했다.
우린 마음을 빌려준 건이 맞는지
몸을 빌려준 것이 맞는지.
마음을 사랑한건지
몸을 사랑한건지.
우리가 떠나야 했을 때
몸이 싫어진건지 마음이 싫어진건지.
사랑이란 이름을 쓰고
이별을 남길 때 우리들은
서로에게 무슨 흔적을 남기는 것일까.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