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주고 마음을 지워내는 일은
글자처럼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남는 일이므로
몇 밤을 아프게 버텨야만 한다.
사랑을 아무렇지 않은 듯 낙서처럼 지우고
지난 저 먼 과거의 페이지로 덮어 놓을 수 있다면
당신과 나는 덜 아프기도 할 텐데.
우리 모두 연애를 글로 지어서
연애를 탄생시키고
끝도 없이 사랑을 하는 일은 어떨까.
헤어질 때가 오면 다시
지우개를 들어서
좋았던 기억과 아픈 기억을 송두찌째 글로 지우고
울음도 없이 미련도 없이 아닌 척 할 수 있다면.
그때는 덜 아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