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아이들을 자주 만나면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은 곧잘 마음을 열었다.
아이들은 호기심에 카메라 앞에서 장난을 치거나
나를 언제나 쫓아다녔고
말도 통하지 않으면서 같이 놀자고 했다.
내가 어릴 때 바라본 외국인처럼
아이들의 눈에는 내가 그저 신기한 외국인인 것이다.
마음이 악해질 때마다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온 몸에 물든 악한 마음이 하얗게 지워지는 걸 느낀다.
아이들은 여전히 나를 보고 웃는다.
아이들의 표정은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와 같이
나에게 악이 없다.
무표정으로 멀뚱히 있는 나와
신이나서 숨넘어가겠는 아이의 눈이 마주친다.
순간, 아이의 웃음이
내 마음 여기저기에 돋친 상처를 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