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수속을 마치고 공항에 있으면 마음이 그토록 평온했다.
붐비는 사람들 속을 헤집고 나와 보안 검사를 마친 뒤엔 이륙을 기다리는 대기 장소로 곧장 떠났다. 쇼핑에는 흥미가 없었으므로 곧장 게이트 앞 의자에 앉아서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기다리는 시간을 즐겼다.
이륙을 기다리며 대기하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았다. 이제 몇 시간만 있으면 자유를 억누르던 이곳을 잠시 떠날 수 있다는 해방감 때문인지 나와 같은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공항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은 일반 사회에서 마주치는 표정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들의 얼굴엔 설렘과, 호기심이 가득 실린 들뜬 감정이 얼굴 곳곳마다 배어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은 음악을 듣고 어떤 사람은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은 창문을 바라본 채 멍을 때린다. 곧 탑승 수속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고 사람들은 이내 분주해진다.
사람을 떠나는 마음은 무겁기만 한데 소풍을 떠나듯 어디론가 떠나는 마음은 이토록 가볍기만 하다.
비행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설렘을 싣고 떠나는 일이 저 비행기에게도 기쁨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