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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Apr 24. 2022

사랑하는 이들에게 4월을 보낸다

내 삶을 다시, 사랑할 때

사철을 지나고 늘 변함없이 와주는 봄 아래 우리는 다 같이 모여 이야기했다. 봄을 기억하기 위해 혹은 봄에 의미를 더하기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봄을 주제로 이야기하며 마지막 봄을 나눴다.


흩날리는 벚꽃을 맞이하며 4월을 보낸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에 위로의 꽃 한 송이를 심은 것과 다름없다 했고


인생에 제철처럼 빛나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기에 비록 봄에 피어나지 못하는 꽃이 되지 못하더라도 겨울에 피어나는 꽃도 있으니 천천한 속도로 살아도 괜찮지 않겠냐고 서로를 위로했다.


나와 Y는 아침까지 과음을 하고도 맥주를 들이켰으며 여기저기 해맑게 터지는 웃음들은 일요일처럼 가볍고 빛났다.  


주말을 보낸 힘으로 힘든 월요일을 견디고 한 주를 버티 듯 , 우리는 봄에 관해 나눴으므로 한 계절을 또 무사하고 근사하게 보낼 것이다.


찬란한 순간들은 모두 아름답다.  


상처를 터트리고 만개하는 꽃, 심장을 강타하는 시, 강물 위에 빛나는 윤슬, 얼굴을 스치는 바람. 그리고 4월의 봄. 봄 안에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축제가 아니고 무엇인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4월을 보낸다.

저마다 자리에서 예쁘고 아름다우시라.

저 멀리 있어도 모두가 나눠 가질 수 있는 청춘 같은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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