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부랴부랴 짐을 싸서 공항으로 떠나는 길.
언제나 자주 떠남에도 불구하고 공항으로 가는 설렘은
늘 한결 같이 낯설고 새롭기만 합니다.
사람을 떠나는 마음은 무겁기만 한데 여행을 떠나는 마음은 왜 이토록 가볍기만 한지.
버스에 올라 탄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나와 비슷합니다.
한 사람은 유럽으로, 한 사람은 동남아시아로.
같은 계절 속에서도 우린 다른 계절로 떠납니다. 이것이 여행의 묘미입니다. 여름을 좋아한다면 겨울 속에서도 여름을 만나러 떠날 수 있습니다.
탑승 수속을 마친 뒤엔 게이트 앞에서 떠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습니다. 음악을 듣는 이부터 책을 보는 사람.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 사람의 표정에도 수많은 국적처럼 다양함이 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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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이륙을 준비하는 비행기가 다가오면 모두가 분주해집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설렘을 싣고 떠나는 일이 저 비행기에게도 여행 같은 기쁨이 될까요.
저는 늘 창가 쪽 좌석을 예약하고 창가 쪽에 앉습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하늘을 더욱 가까이 내려다보는 일이 좋기 때문입니다.
비행기에 올라탄 뒤 오늘 내가 탄 비행기가 잘못되지는 않겠지, 하는 두려움에 늘 걱정하면서도 기내식을 받아먹고 잠에 들었다 깨면 어느새 나는 타국에 가까워져 있습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사히 활주로에 안착하고 나면 나는 그제서야 안도합니다.
캐리어를 끌고선 개처럼 킁킁 거리며 타국의 냄새를 맡습니다. 아, 이 낯선 매력은 얼마나 치명적인지.
단 한 번도 여행을 떠나보지 않은 사람은 떠나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여행을 한 번 해본 사람은 계속해서 떠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믿습니다.
여행자들이여, 부디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