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약이 된다

북유럽 여행

by 이용현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베르겐.

유럽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비가 좋아서 왔지만 장마도 아닌데

비가 종일 내리다 보니 마음이 흐릿하게 구겨진다.


일주일을 머무는 내내 햇살은 한 점 없고 가득한 비.

나는 이 도시에서는 오래 살지는 못할 것 같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햇살 때문에 기분이 자주 가라앉을 것이다.


사람들도 나와 같은지

비가 멈추고 잠깐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쬐는 날에는

약을 처방받으러 가는 것처럼

모두 밖으로 나와 햇살의 냄새를 맡고 간다.


햇살 사이를 잠시라도 걷거나,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간다.

마치 햇살만 기다렸다는 듯이.


햇살은 나무에게나 사람에게나 약이 된다.

비도 좋지만 말랑말랑한 햇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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