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오늘은 가을이 저물어가는 가을에 보내는 가을 편지입니다. 우리는 한 때 별과 달을 보면서 기도했습니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소원. 나는 나의 소원.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소원을 말하지 않고 묻어두었습니다.
소원을 말하는 순간 소원이 아니게 될까봐. 소원이 우리를 들어주지 않게 될까봐 각자 가슴에 묻고 돌아섰습니다.
그때 나의 소원 중에 하나는 어머니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둥근 보름달 아래 어머니의 행복이 저 달님만 같아라. 달님만 같아라 했습니다.
어머니. 저는 별을 좋아합니다만 낮에는 별을 볼 수 없습니다. 사실 낮에도 별은 빛나고 있음에도 태양의 과도한 빛 때문에 별들을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늘 태양과 같이 넘치도록 내 곁에서 빛나고 있었고 주변의 모든 것들을 바라볼 수 없을 만큼 눈부셨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제가 태어나면서 부터 다 큰 어른이 될 때까지의 생애를 알고 있는 유일한 당신이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는 마음은 이미 달과 별의 빛을 넘어서 초월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가을은 쌀쌀하고 쓸쓸하여도 따듯할 것입니다.
가을입니다. 밤이면 더욱 빛나는, 이따금 내가 어두워질 때면 별과 달보다 더욱 빛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잊지 않습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한 질량과 밀도에 비하면 이 미약한 글은 한 없이 가볍겠으나 사랑을 보냅니다.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