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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Dec 26. 2022

산타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어느 날부터 산타는 어김없이 내게 오지 않았습니다.

길을 잃은 것인지. 바쁜 것인지.

산타는 한동안 부재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머리맡에는 큰 양말 하나를 던져놓고

나는 기도했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나은 어른이 되기를.

연약한 뿌리에서 단단한 뿌리로 거듭나

작은 잎사귀들을 따듯한 세상밖으로 밀어내기를.


사랑도 할 수 있도록

내게도 좋은 사람이 나타나길 바라고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어 그 사람 앞에 마주하기를.


깊이 앓고 방황하며 돌아온 날들이

깊은 내면을 가꿔준 날들이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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