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현 Jun 25. 2023

인생과 여행

당신은 어쩌다 이곳에 왔냐고 물었다. 그냥 와 보고 싶어서 왔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 가게는 또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고 이곳도 와보고 싶어 왔을 뿐. 지나가다  만두가 먹고 싶어 들어왔다고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현지인을 제외하고는 타국의 사람은 잘 오지 않는 식당인 모양이었다.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곳과 특색 하나 없는 곳에 들어가는 게 내게는 익숙하다. 널리 알려져 모두에게나 유명하고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곳을 애써 찾아가지 않는다.

발길이 닿는 대로 눈길을 주다가 내 걸음이 이끌리는 곳으로 들어간다. 남들이 좋아서 추천하는 식당이 아닌, 내가 좋아서 찾아가는 식당이 더욱 맛있다.

대부분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꼭 가봐야 할 곳보다 무의식에 맡겨 당도하는 그곳. 마치 인연처럼 어찌어찌 하여 만날 수밖에 없는 우연의 일이 더 좋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남들이 가는 길, 남들이 찾는 곳에 모든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발견하고 내가 찾아내는 곳에 나만의 의미가 담겨 있는 은밀하고 내밀한 1인칭의 것.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인생과 여행은 한통속일 수밖에.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의 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