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자욱하게 내려 앉은 안개가 걷히고 나서야 기다렸던 바다의 얼굴이 드러났다. 가려져 있던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 오후.
이윽고 돌아보면 삶에는 적당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렇게 안개 하나가 걷히는 일에도 물리적인 시간이 따르듯, 인연을 만나는 일.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기다리는 일. 꿈을 꾸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 모든 일에 간절한 씨앗을 심고 열매를 맺는 일에도 필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그동안의 나는 너무 서두른 마음으로 모든 일이 빠르게 이뤄지길 바랐던 것은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