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생: 타인의 생을 부러워 한 적 있다. 어느 인터넷을 떠돌다가 군인과 여자친구로 보이는 커플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 하나가 눈 길을 사로잡았다. 렌즈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그런 다정한 모습 하나가 부러웠다. 파릇파릇한 20대. 미숙하다면 미숙하고 조숙하다고 하면 조숙한 스무날의 시절. 걱정이야 많겠지만 관계에 대해 더 진심이고 순수했던 시절을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그때로 돌아가 나도 환하게 웃고 나에게 마음을 열어준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싶다. 항상 쫓기듯 내 미래와 내 현실에만 너무 욕심부린 나머지 마음을 내지 못했다. 나에게 마음을 여럿 열어준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면서도 뒤돌아서는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아프게 떠나보냈으므로 어느 군인과 군인의 여자 친구처럼 다정한 사진이 없다. 그 일이 다소 부러웠으며 야속했고 아쉬웠다. 내 젊은 날을 어디에 썼는가. 그건 아마 사랑이어야 했을 텐데. 지나고 나니 내 착각 속에 속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 사랑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면서도 젊은 날엔 사랑 밖에 남길 것이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