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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Jan 30. 2016

효자와 충신은 아첨하지 않는다

-장자가 꾸짖는 '여덟 명의 아첨꾼 '


아첨(阿諂)은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알랑거리며 비위를 맞추는 것’인데, 아첨과 비슷한 말은 아유(阿諛)입니다.


장자는 아첨에 대해 많은 말을 했지만, 아첨에 대해  한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겁니다 


“효자는 부모에게 아첨하지 않으며, 충신은 임금에게 아첨하지 않는다.”


임금에게 맹목으로 아첨하는 모습은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아첨하는 모습을 우리는 오늘에도  많이 봅니다.

심지어 자기가 '진짜 인물'이라며 모여서 사진 찍는 일까지 생기니까요.



대원군의 란- '상가집 개 '소리를 들었던 대원군이 막상 권력을 잡자 그의  난초그림 얻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장자>는 임금에게 아첨하는 모습을 여덟 가지 형태로 만들어 꾸짖었습니다.


사람에게는 여덟 가지 아첨하는 허물이 있는데 이를 잘 살피지 않으면 속기도 쉽고,  임금을 망치기도 쉽다고 말합니다. 


첫째, 자기가 할 일도 아닌데, 리더에게 잘 보이려고  그 일을 나서서 하는 것을 ‘총(摠)’이라 합니다.

둘째, 리더가 돌아보지도 않는데 굳이 할 말이 있다며 진언하는 것을 ‘영(佞)’이라고 합니다.

셋째, 진실과는 상관없이 리더의 기분에 영합하여 말하는 일을  ‘첨(諂)’이라고 합니다.

넷째, 일의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리더에게 살랑거리며 말하는 것을 ‘유(諛)’라고 합니다.

다섯째, 리더 앞에서 남의 결점을 즐겨 말하거나, 그런 걸  들춰내는 걸 좋아하는 것을 ‘참(讒)’이라고 합니다.

여섯째, 이간질이나 거짓말, 혹은 말을 부풀려 좋은 관계를 망가뜨리거나 친한 사이를 갈라놓는 일을 ‘적(賊)’이라고 합니다.

일곱째, 일부러 남을 칭찬하여 속여서 함정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일을 ‘특(慝)’이라고 합니다. 

여덟째,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리더가 말하는 것은 다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 안색을 살펴가며  그가 좋아하도록 장단을 맞추는 짓을 ‘험(險)’이라고 합니다.


아첨의 형태를 이렇게 깊고, 본질적으로 설파한 것은 장자가 최고입니다.


<장자>를 대개 현실에서 벗어난 철학으로만 보는 것은,  <장자>를 그만큼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이 8명의 아첨꾼은 나라를 어지럽히고, 임금을 속이고, 사람들을 미혹시킵니다.  

그래서 장자는 말합니다. 


“군자는 아첨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고, 좋은 임금은 이렇게 아첨하는 사람을 신하로 삼지 않는다.”



사람을 제대로 보기는 이렇게 어렵습니다. 

하물며 사람 쓰는 일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어느 자리에서든,  사람을 잘 보고 잘 쓰는 일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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