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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Oct 16. 2015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나는 내 운명..... '그 사람 찾으러 간다'


바람은 세상을 흔들고 인간을 흔든다.


폴 발레리는 “그래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유명한 시구를 남겼다.

바람이라는 고통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내 안의 '잠든 영웅'을 일깨우는 것이다.   


바람은 고통을 주는 인생의 거친 바람일 수도 있고 내가 살아온  인생의 궤적, 인생 전체를 통째로 흔드는 살을 에이는 듯한 삭풍일 수도 있다. 잔잔한 미풍으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바람일 수도 있다. 바람은 외부에서 오는 인생의 자극이다.  바람이라는 고통이 나의 존재를 새삼 깨닫게 하고  삶의 욕구를 자극하여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남진우 시인은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이 구절에 영감을 받아 '로트레아몽 백작의 방황과 좌절에 관한 일곱 개의 노트 혹은 절망연습'이라는 긴 제목의 시에서 한술 더 떴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살아야겠다.


시(詩)로 나라를 세웠다. 그래서 ‘시의 정부(政府)’라는 소리를 듣는 미당 서정주는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세상의 모든 꽃들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핀다.

인간이 성숙하기 위해 맞는 바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사람이기에 그 사람에 맞는 시련의 바람을 맞는 것이다. 큰 사람은 큰 바람, 작은 사람은 작은 바람을 맞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큰 일을 해내는 사람은 보통사람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능히 수용했고 보통 사람이 참지 못하는 일도 꿋꿋이 참아냈다.

성공은 자신에게 오는 그 바람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바로 언덕 너머가 가야 할 곳인데 그 앞에서 대개 쓰러지고 만다. 성공 앞에 있는 함정이다. 그 함정을 벗어나야 별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별같이 소중한 존재다.

전세에 실수를 하거나 잠깐 잘못을 하여 지상에 추락했을 뿐이다. 자신의 소중한 모습을 다시 찾는다면 우리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생길이 힘들 때, 내 운명과 엇갈린 길을 갔을 때 나는 내 길을 가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편안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 부모가 모두 흉탄에 서거했다. 10.26 이후 사람들의 배신을 보면서 사람들에 대한 불신의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청와대를 쫓겨나오면서 인생의 혹한기를 거치며 그녀가 한 말은 "결국 한점, 결국  한줌"이라는 말이다.


우주에서 보면 인간은 한점 같은 미미한 존재요, 죽고 나면 한 시간도 안돼 한줌의 재로 변하는 게 인생이라는 것이다.

그 큰 깨달음을, 기회가 왔는데도 '국민통합'같은 천명을 실천하지 못하고 미망과 집착에 빠지는 것을 보면 인간은 역시 망각의 존재인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가수 류기진은 젊어서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부모는 딴따라보다는 공부하기를 원했다. 당시는 지금처럼  가수가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라 딴따라로 불릴 정도의 편견이 있었던 것이다. 사업에 성공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에야 그는 비로소 자신이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그래서 나온 노래가  바로,  '그 사람 찾으러 간다'이다.


철없이 사랑했던 날은 가고        

무작정 사랑했던 날도 가고
이제는 정리다 정리 마음에 와 닿는      

진실 하나 찾으러 갈 꺼다
..........

아직도 뜨거운 가슴이 있다

눈물도 있고 정도 있다
내 생애 마지막 정열  

그 사람 찾으러 간다


류기진이 찾으려는 '그 사람'은 우리가 찾는 그 사람이기도 하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에게는 돈일 수도 있고, 권력일 수도 있고, 명예일 수도 있고 미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가 찾으려는 내 속의 잠든 영웅일 수도 있다.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그 사람', 바로 나를 기다리는 운명의 길, 천명을 찾으러 가야 한다.


노래하는 류기진은 지금 사업할 때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인생을 즐길 때의 그 사람은 아름답다. 중의 인기로  한때 서울시 의원이 되었던 이선희보다는 '인연'을 부르는 가수 이선희가 더 아름답다.


잠시 국회의원이 된 이주일이나 최불암, 최무룡, 이순재, 신성일,  강부자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이 되려고 출마까지 했지만 이덕화가 국회의원이 안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국민에게는 이덕화나 이순재가 국회의원이 되어서 주는 기쁨보다는 방송에서 보여주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자기가 서야할 자리에 설 때,  그분들도 행복할 것이다.

 안철수 의원을 볼 때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는 가야 할 길이 아닌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과학인보다 국회의원이 된 지금의 그는 정말 행복한가  묻고 싶다.




아인쉬타인은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추대를 했음에도 그 자리는 내가 설 자리가 아니라며 거절했다.

 건강이 나빠져 의료기구로 수명을 연장시키려는 것도 "세상에 와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다했는데 왜 수명을 연장시킵니까?"하면서 거부했다.  

그런 의미에서 손석희 아나운서가 여야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설 곳은 방송의 마이크 앞"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고,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아름다운 게 어찌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뿐일까.

내가 서야 할 자리를 아는 사람도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에서 별처럼 빛나는 때가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이때를 잘 알고, 행동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 별처럼 빛나는 때를 기다리는 것은 지루해도 참아내야 한다. 매미는 고작 일주일을 울기 위해 17년의 세월을 땅속에 참고 기다리며 비루하게 지낸다. 우리는 매미보다 못한 인내를 갖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빛나는 때를 잘 알고 활동한 사람들은 모두 별처럼 살다가 갔다.

당신도 당신이 별처럼 빛날 수 있는 때를 잘 찾아 찬란한 별이 되기를 바란다.

당신은 특별한 존재다. 당신이 세상의 길을 밝히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정말 빛나는 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니체는 묘비명에 이렇게 썼다.  

"짜라투스트라를 잊고 네 자신을 발견하라."


니체는 죽어서도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당신이 잊었거나, 혹은 이제 조금씩 찾고 있는 당신의 본질, 진정한 당신은 오늘도 당신이 찾아주기를 타는 목마름으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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