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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Jun 07. 2016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가

법정 스님의 ‘인연의 그림자’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마라.”


스님은 이렇게 당신의 책을 절판시키셨지요.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출판이 되지 않는, 법정 스님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세상의 번잡함을 피해, 스님이 깊은 산에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깊은 산이라 온종일 사람 그림자 끊기고 홀로 초막에 앉아 만사를 쉬어 버린 것이다. 서너 자 높이의 사립을 반쯤 밀어 닫아두고, 고단하면 자고 주리면 먹으면서 시름없이 지내는 것은 단순한 은둔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시절 인연이 오면 사자후(獅子吼)를 토하기 위한 침묵의 수업이다”     


스님은 깊은 산속에서 마음을 다듬고, 글을 다듬으며 준비하셨지요.     

증시에서는 “쉬는 것도 투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안될 때는 자꾸 나서고 시도해 봐야 손해만 커지게 됩니다. 이를 알려주는 교훈이죠. 사람은 때로는 쉴 줄도 알아야 도약도 하게 됩니다.      


이것을 <제왕학>에서는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시절을 아는 자도 준걸이다. 때를 알면 부끄러움과 치욕을 당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죠. 우리는 자기의 때가 아닌데도 대선에 나와 그동안 쌓아온 이름과 명예를 망친 사람을 많이 보지 않았습니까?     


 그리운 법정 스님


스님의 말 중에서 가슴을 울리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이 세 가지 일이 모두 같으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만 하고 죽는다. 꼭 한 가지만을 고른다면 ‘해야 할 일’을 택하라.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


우리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나를 돌아보게 하고, 바로 보게 하는 말입니다. 스님은 나를 잊고 헤매는 우리에게  죽비를 내리치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세월은 흐르는 강물과 같고, 우리의 현재는 인연이 쌓인 흙무덤 같습니다.  


우리는 홀로 세상을 살 수 없고, 여기까지 온 것도 인연 때문입니다. 세상일로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스님의 말씀, ‘인연의 그림자’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마다 서있는 자리에서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을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 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은 고사하고, 고작 먹고사는 일에 허덕이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말입니다.      

길을 잃거나, 길을 찾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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