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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Oct 19. 2015

멈춰야 할 때를 안다는 것(知止)

채움과 멈춤을 알면 욕됨과 위태로움을 피한다

"멈춰야 할 때를 알기에 ,  물러나는 이다(知止)"


이 말은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장량의 말이자, 그의 철학입니다.


그는 최고의 참모를 일컫는 '장자방(張子房)'이라는 말을 낳았습니다. 

자방(子房)은 장량의 자입니다.


장량은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자 돌연 은퇴를 선언합니다.

"천하가 통일되었으니 내가  할 일은 다했다"는 것입니다.


장량이 천하를 통일한 위업보다 그를 더 남게 한 것은 바로 '멈춤의 철학'입니다. 비슷한 말로는 "하늘을 보며 욕심을 버리고 멈춘다"는
 '앙지(仰止)'가 있습니다.


노자의 사상인 자기를 다스리는 것, '정상에서 멈춰야 할 때'를 그는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은퇴 후 은거한 곳은
'장량의 세계'가 되어, 오늘날 유명 관광지가 된 중국의 장가계(張家界)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  歲豈能稱老翁?)"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른바 도원지몽, 무릉원같이 장가계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단적으로 잘 표현해 주는 말입니다.


유방과 함께 한나라를 세운 3명의 큰 인물, '한초 3 걸 '중 한신은 토사구팽을 당합니다. 물러나지 않았다면 장량도 그 운명을 피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멈춰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오늘날에도 교훈을 줍니다.


 '만사형통'으로 불리던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잘 나갈 때 신행을 하지 않았기에 다시 비리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형제의 난'에 100세를 앞에 둔  94세의 신격호 회장이 해결을 하지 못하고 아직도 문제의 불씨를 던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보면 자리가 높거나, 돈이 많다고 물러날 때를 아는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킬 것이 많아 집착 때문에  물러나기 힘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물러날 때를 모르면 그동안 아오면서 이루었던 자신의 업적과 인생이 한꺼번에 통째로 무너지는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달릴 줄 만 알지 멈추는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멈추는 것은 패배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자는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멈춤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知足不辱 知止不殆)"고 했습니다.


이뿐입니까?

<대학>에는 "멈춤을 알아야 뜻을 정할 수 있다
(知止而后 有定) "고 하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멈출 때와 나아갈 때를 아는 것이 자기를 지키고 현명을 가르는 길임은 여전합니다.
 

잘나갈 때 멈춤을 아는 자는 현명한 사람이고, 나설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자는 더 현명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좋은 차도 멈추는 기능인 브레이크가 고장나면 사고로 이어집니다. 달리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는 말이지요.


 나갈 때 자신을 성찰하고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은 그의 이름과 그의 자리를 빛나게 합니다.

그래서 진리는 변하지 않고 지혜는 여전히 필요한  것입니다.

자신을 성찰하는 것은   '나'를 만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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