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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Nov 18. 2016

결혼하면 남자가 왜 달라지나?

남자를 보는 여자의 눈이 달라지는 것이다.

술집에서 나이 든 남자와 젊은 여자가 즐겁게 술을 마신다. 여자는 취해 있다. 나이 든 남자는 젊은 여자를 유혹하려 몸이 달아 있다. 남자들은 늑대 아니면 아기 같은 존재라고 여자는 말한다. 대다수 남자는 늑대이자 아기이다. 자기 편리한 대로 모습을 달리할 뿐이다. 여자도 그걸 모를 리 없다. 여자는 상대편 남자에게 당분간 늑대일 것이냐, 아기일 것이냐, 어느 편을 연기할 거냐고 묻는 것이다. 남자는 바짝 무릎을 꿇는다. “최선을 다할게요.” 여자가 승자의 입장에서 다음 말을 기다리자 남자는 덧붙인다. “예의도 다 지키고, 모든 걸 다할게요. 제대로.” 여자는 ‘나이 먹은 남자가 귀엽다’고 칭찬해준다. 남자는 고맙다고 말한다. 여자의 말에 최후의 화룡점정이 찍힌다. “눈이 아직 힘 있어 보여요.”     


-김영진의 리뷰,  ‘예술가 홍상수와 개인 홍상수’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중에서    

 



여자에게 있어 대다수 남자들은 아기이거나, 아니면 늑대이다. 실제와 관계없이, 이런 단순한 이분법으로 남자를 보면 편할 것이다. 여자들이 남자를 보는 시각은 결혼 전과 후에는  다르다. 결혼 전 좋게 보였던 모습이 결혼 후에는 달라지는 것이다.     


결혼하면 같은 남자도 다르게 보인다. 남자가 달라진 게 아니라 여자의 눈이 달라진 것이다. 남자는 멍청할 정도로 바위처럼 안 바뀐다. 결혼 전에는 남자의 그 생각과 모습을 좋아했지만, 결혼후에는 바뀌지 않는 남자 모습에 여자는 울화통이 터진다. 그런데 이 목석은 갑자기 달라진 여자의 마음을 알 수 없다며 ‘도대체 왜 그러는교?’하지. 답답혀. 정말 답답혀! 그게 바로 남자랑께.      

남자를 보는 눈이  깊어질 때,  불행한 결혼은 예방되는 것이다.



결혼하면 다시 보이는 남자의 장점들     



1. 외모가 끝내줘요     


남자의 준수한 외모, 훤칠한 키가 결혼 전에는 자랑이었는데, 결혼 후에는 두통거리가 되었다. 외모만큼 지성과 능력이 안 따르고, 주변에는 여자가 들끓기 때문이다. 주변관리하기가 어렵고 늘 신경이 쓰인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못생긴 남자와 결혼해도 편한 거는 아니다.  못 생겨서 바람은 안 필 거라고 안심했더니, 망둥이도 뛰니 머리만 더 아프다. 아기와 늑대를 빼고 좋은 남자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2. 친구가 많고 성격이 활달하고 마당발이야     


일주일에 7일을 늦게 온다. 친구 만나고 여기저기에서 술 먹고 노느냐고. 외롭지 않으려고 결혼했는데  더 외롭다. 그 좋은 성격이 다 함정이었어! 다른 여자에게 너무 친절해 늘 두통거리야!     


3. 정이 많고, 한마디로 의리파


결혼한 가정보다 친구나 주변 일에 앞장서기에 가족은 오히려 뒷전. 보증도 잘 서고 주변 일 도와주다 손해도 많이 보지. 마누라는 늘 불안해, 사고 칠까 봐.     


4. 연애할 때 팍팍 돈을 쓰는 기분파


그래서 돈을 못 모았고 앞으로도 모으기 힘들 거라는 걱정이 든다. 어찌하오리까? 언제 집 사서 떵떵 거리고 살지 걱정이 태산.     


5. 내 친구나 가족과도 금방 친해졌어요


이런 사람이 바람피우려면 순식간이다. 그래서 더 불안해. 밧줄로 묶어 둘 수도 없고 어떻게 하지?     


6. 남자답게 과감히 결정하고 추진력도 있어요


결혼하면 남자가 자기 멋대로 한다. 아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과감한 결단, 추진력이 가정의 독재자이자, 예비 사고뭉치일 줄 어찌 알겠는가?     


7. 가족이 매우 화목해요


결혼하면 매우 화목한 가족이 ‘시댁’이 되어 자주 모인다. 그 뒤치다꺼리는 모두 아내의 몫. 시댁의 가족이 자주 모이면 한마디로 골 아퍼. 스트레스도 쌓이고….     


8. 남자의 얼굴이 동안이야


남편이 여자보다 어려 보여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왜 누나 같은 여자하고 결혼했어?” “어떻게 (영계를) 낚은 거야?” “혹시 여자가 돈이 많은가?” 오해가 오해를 낳는다. 거기에 나이 어린 여자들이 주변에 계속 얼씬거려 신경 쓰게 만든다.           


9. 부모 말을 잘 듣는 효자예요


부모 말을 최우선 하는 효자는 가장 힘들다. 가정이고 아내고 부모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효자와 결혼한 여자가 가장 힘들다. 밖에 내색할 수 없어 스트레스는 더 쌓이지.     


10. 일만 하는 성실파죠


아내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집에 와서도 계속 공장생각, 공장일이다. 공장에서도 전화가 자주 와서  집에 있다가 밤에도 공장에 간다.성실파는 너무 답답해. 그래서 아내는 더 외로워.               



체호프는 “고독이 두려우면 결혼하지 말라”고 했다. 결혼했다고 고독은 사라지지도 않고, 치유 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외롭지 않으려고 결혼했지만 오히려 더 고독해지는 것이 결혼이다. 자유를 버리고 스스로 새장 속으로 들어간 새가 바로 결혼이다.  


결혼 후 여자가 남편에 대해 끔찍해지는 건, 남자가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게 끔찍한 게 아니라 남편이 당신의 아버지처럼  (기존관념으로)말하고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게 끔찍한 것이다. 그래도 결혼은 지옥은 아니다. 소설가 김연수의 말처럼, “지옥의 기준은 고통의 유무가 아니다. 지옥이란 하나의 삶만을 가진 자들이 사는 곳”이기에 그렇다. 가끔은 지옥 같고 가끔은 천국 같은 곳이 바로 결혼이다. 그래서 결혼한 가정은 늘 시끄럽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기에.          




추신:


대문과 본문사진은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장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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