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넷을 통해서 본 이별의 사유
사랑만으로는 세상을 살 수 없다.
하지만 결혼 후 사랑이 변하면 함께 살기는 정말 힘들다.
‘미즈넷’은 기혼 여자들이 친구나 남편, 친정식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하소연을 하는 곳이다. 결혼한 여자들의 현대판 ‘빨래터’이자 ‘수다방’이다.
결혼한 여자들의 속사정인 ‘어찌 하오리까’를 보면서, 결혼 후 헤어지게 되는 이유를 보았다. 이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상황이기에 결혼을 앞둔 미혼 남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이혼후 여자가 겪게 될 여러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결혼 후 왜, 무엇 때문에 헤어지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면 미혼 여성이 결혼을 선택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결혼 후 헤어지는 사유들이다.
결혼해서는 안 되었을 나쁜 남편들의 유형들이다.
결혼 전 했던 말들이 과장이 아니라 거짓말로 밝혀지는 경우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학력과 재산, 직장, 여자관계이다. 여기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이 재산과 직장이다. 결혼 전 상당한 재산이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빚 투성이인 경우다. 생활비는 고사하고 엄청난 빚을 함께 갚아야 하기에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또 과거의 여자를 깨끗하게 정리했다고 했는데, 결혼 후에도 카톡을 통해 비밀리에 연락하거나 만나는 경우다. 심지어 결혼하고도 총각이라고 하는 남자까지 있다.
폭력성은 신혼 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 남자의 폭력성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견디기가 어렵다. 남자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어떤 것을 묻는 경우, 혹은 술을 마시면 폭력이 나타나는 경우다. 하지만 다음날에는 더 잘해주며 사과하고 선물공세를 한다. 이런 이중적인 태도가 여자를 정신분열로 몰고 간다.
남자가 시댁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경우다. 결혼 후에도 중요한 일을 아내와 상의하기보다는 시어머니에게 시시콜콜 보고하고 의논하고 사소한 것까지 결정하는 경우다. 아내는 왕따가 되어 시어머니와 남편 사이에서 견디기 힘들다. 가끔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폭언, 참견, 지나친 요구 등으로 견디기 힘든 경우도 있는데 남편의 줏대 없는 마마보이 같은 행동이 아내를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 심지어 하루에 몇 차례씩 며느리에게 연락을 요구하고 1주 1회 이상의 빈번한 시댁 방문을 요구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도 있다.
여자관계로 결혼 전에도 속 썩인 사람보다는 결혼 후 새로운 여자관계가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남자의 ‘바람기’를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그날부터 지옥문이 열린다. 그 내연의 관계는 오피스 와이프부터 초등학교 동창, 술집 여자 등 다양하다. 남자의 외도는 결국 이혼 문을 활짝 열리게 한다.
직장을 이유 없이 빈번하게 그만두거나 옮기는 남자, 생활비를 안 주는 남자, 시댁의 생활비 보조에 의지하는 남자 등 결혼 후에도 ‘책임감 없는 남자’가 의외로 많다. 더구나 이랬다 저랬다 해서 아내가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게 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 위주로 살아왔고, 집에서 원하는 것을 요구하면 모두 얻었던 외아들에게 잘 일어난다.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남자는 결혼 후에도 똑같다. 결혼 전에는 그 기질을 잘 모르기에 견딜 수 있었지만, 생활을 하면서 느끼면 정말 견디기 어렵다. 대화도 생활도 미래도 자기 위주이기에 아내는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이나 술, 도락에 빠져 시간을 낭비하고 돈을 우습게 아는 남자와는 살기가 어렵다.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달만 놀 거야.” 하면서 아무 대책도 없이 여자의 월급으로 기생충처럼 사는 남자도 있다. ‘왜 결혼했는지’ ‘이렇게 살려고 내가 결혼했는지.’ 친정에도 말 못 하고 끙끙 앓다가 덜컥 애까지 생기면 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는 결혼생활이 된다.
사업을 한답시고 직장도 때려치웠는데, 사업을 하고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엄청난 빚더미를 아내에게 안긴다. 그러면서 계속 일을 벌이는데 여자는 따라다니며 그 뒷수습을 하느냐 죽을 지경이다. 이렇게 자기를 모르고 무책임하게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남자와 살면 여자는 그 뒤치다꺼리에 병에 걸리거나 죽을 지경이 된다.
시댁과의 갈등이 있어도 남자가 주관이 분명하고 아내를 위해 그 입장을 대변하면 여자는 살 수 있다. 하지만 일이 생기면 모른척하거나 아내에게 그 부담을 다 떠넘기며 결정을 못하는 남자와는 생활도 살기도 힘들다. 그래서 이런 남자는 남편이 아니라, ‘남의 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맞벌이를 해도 가정 일을 하나도 돕지 않는 남자가 있다. 그러면서 불평불만만 쏟아내고 이기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런 남자와 만나면 여자는 만능의 여자, 원더우먼이 돼야 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독박 육아’다. 돈도 벌고 가정일도 하고 애까지 키우는 여자-이래서 애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출산을 해도 남편의 이해와 도움은 없고 육아의 부담만 여자가 혼자 짊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개한 것은 결혼 후 이혼을 만드는 가장 빈번한 사례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여자들의 학력은 높아지고 시야는 더 넓어졌는데도 아직 전근대적인 문화와 남자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불행한 결혼을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도 ‘미즈넷’에는 결혼 후의 성생활 문제로 이혼을 고려하는 이야기는 극히 적게 나옵니다. 익명의 수다방이지만 아직도 한국 여자들에게 성문제는 자유스러운 것이 아니고, 결혼을 파기할 정도로 공개적으로 의논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불행한 결혼을 예방하는 것은 남자의 태도와 함께 시어머니도 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남자의 문제 외에 유일하게 이혼을 만드는 원인이 되니까요.
언제쯤이면 이 나라에는 두 사람만으로 행복한 결혼이 가능한 시대가 될까요. 정말 아직도 먼 것 같습니다.
추신:
대문사진은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세계적인 스타 두 사람은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영화를 인연으로 연인이 되어 결혼을 했으나, 남자의 외도로 이혼을 하게 된다. 사진은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