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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Mar 27. 2017

재벌과 결혼한 남자는 행복할까?

삼성 이부진 사장의 이혼 진행을 보며

   

요즘은 사업도 어렵고 경쟁도 심한 시대다.

이럴 때 재벌이나 재벌의 딸과 결혼한 남자는 행운의 사나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 최고의 재벌인 삼성그룹의 딸과 결혼한 남자는 어떨까.     


삼성가의 맏딸이자 신라호텔 사장인 이부진의 남편은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이다.


이 행운의 사나이는 이건희 회장 경호원으로 있다가,  이부진 사장의 마음에 들어 열렬한 구애를 받았다.   

   

물론 이 결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결혼에 반대하는 양가의 어른을 직접 만나 설득한 대찬 기질의 여성이었다.


서민과 결혼을 결심한 공주의 결단!

그 사랑이 한국일보로 시집간 문희처럼 마침표를 찍었다면 임우재 고문은 두고두고 행운의 사나이,  남자 신데렐라로 불렸을 것이다.

 

     



임우재 고문은 삼성가의 맏사위로 만들어졌다. 공부도 다시 하고 경력도 쌓았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생활은 끝까지 가지를 못했다.  2014년 이혼신청과 재산분할 신청을 이사장이 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술에 취해 아내를 때렸다"는 것인데 임고문은 이걸 인정하지 않았다. 속설은 다른 여자와 연애를 하는 걸 이사장이 참지 못했다는 것. 도도하고 고귀한 아내를 떠나 그도 잠시 쉬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현재 이혼조정 중이다. 아마 아이들 친권과 양육권은 엄마인 이부진 사장에게, 남편인  임고문은 한 달에 한번 아이들을 만나는 면접교섭권만 인정받게 될  모양이다.   


임우재 고문의 한 인터뷰를 보자.


“내 아들은 내 아들이기 이전에 이건희 회장의 외손자입니다. 내가 마음대로 하거나 내가 함부로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도 함부로(?) 못한다면, 이건희 회장의 딸인 아내에게는 어떻게 함부로 대할 수 있겠는가.

이 말에는 평민이 공주와 결혼한 아픔이 배어있다.



신분이 사라졌다 해도 현실적 위화감과 위치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의 고통과 남모르는 외로움이 전해지는 말다.

     

재벌가에 시집간 여자들은 잘 적응을 하면 안주인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재벌의 규모가 커지면서 미모만으로 시집간 연예인들이 많이 배운 동서들의 의도적인 왕따에 견디기 힘들었다. 밥을 먹으면서 자기들끼리 소통하려고 영어나 불어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경에 이르는 연예인들도 생겨난다.     


어느 명절 전날, 필자는 분당의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먹다가 혼자 앉아 술을 먹는 사내를 보았다. 그는 우연히 우리와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는데 30대 그룹으로 장가간 행운의 사나이였다. 하지만, 그는 명절날 혼자서 외로운 존재였다. 아내는 아이들과 친정으로 갔고, 자기의 월급날을 아내는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내가 월급은 용돈으로 알아서 쓰라고 했다.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그 존재감에 허덕이던 그는 우리에게 술을 사면서 하소연을 했다.      


“아내에게 내 존재감을 잃고, 가정에서도 목표를 잃은 남자는 사육당하는 기분이라”고.          


영화 '보디가드'처럼 경호원에게 이끌리는 고귀한 여자들이 많다.

그건 경호원이라는 신분보다는 주변과 차단당하기에, 보호해 주는 존재에 대한 안심감으로 오히려 더 가까움을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장성택의 외동딸도 경호원과 친밀했고...고위 정치인 딸도 그러했다.


아직도 벼락출세 같은 결혼을 꿈꾸는 남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냥할 일을 잃어버린 사냥꾼에게는 어떤 낙이 있을까.  


약사나 의사같은 괜찮은 여자와 결혼한 괜찮은 남자들이 안정에 취해 셔터맨으로 전락하는 것이 과연 행복한 일일까.

 

오히려 현실이 다소 고통스럽다 해도, 어떤 결혼보다 행복한 것은 부가 아니라 사랑으로 채워진 결혼이 아닐까. 비록 사랑때문에 두사람이 잠시 거친 밥을 먹고, 거친 이불을 덮어야 한다 해도.   





추신:

대문과 본문의 사진은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고문이 결혼한 신문보도와 결혼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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