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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Jun 26. 2017

복을 부르는 인연, 화를 부르는 인연

궁합 ...정말 운명적으로 맞지 않는 부부가 있는 건가?

사주와 궁합이 뭐길래


세상의 인연은 만남에서 시작한다.

복을 주는 인연과 화를 부르는 인연이 있다.

그걸 안다면 복을 받는 사랑 할 수 있다.

 

사주와 궁합.

평소에는 미신이라며 도통 관심도 없던 사주나 궁합이 갑자기 인생의 전면에 떠오른다. 바로 결혼을 앞두고서다.       


서로가 결혼을 약속하고 가족이 함께 는 상견례 날짜를  잡았는데 부모님이 철학관에 가서 사주를 보고 오더니 결혼을 결사반대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결혼할 경우 ‘원진살’ ‘과숙살’ ‘고신살’ ‘고란살’ ‘도화살’ ‘탕화살’로 이혼수가 있거나 심지어 배우자가 죽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부모가 이렇게 반대하면 결혼을 약속해도 당사자들은 마음고생이 심하다. 자식을 위해서라지만 당사자들은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것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다. 도대체 사주와 궁합이 무엇이기에 심지어 기독교, 천주교 신자들까지도 결혼을 앞두고 사주를 보는  걸까.     



사주는 길흉화복의 네 기둥


‘사주(四柱)’는 인생의 길흉화복을 결정하는 네 개의 기둥이다. 즉 사람이 태어난 해(생년), 태어난 달(생월), 태어난 날(생일), 태어난 시간(생시)을 말한다. 사주궁합은 사주로 부부로서의 좋고 나쁨을 알아보는 것으로, 두 남녀가 결혼하면 잘 살 수  있을지 미래를 예지하고 살펴보는 일이다.         

궁합은 안팎을 보는데, 보통 겉궁합과 속궁합으로 말한다.


겉궁합은 신랑, 신부의 생년월일을 십이지에 맞추어 보는 궁합으로 재산, 명예, 직장, 자식운을 본다. 속궁합은 신랑, 신부의 생년월일을 오행에 맞추어 보는 궁합으로 부부의 성격과 조화, 금슬을 본다. 속궁합은 부부관계가 원만할 것인지 성적 어울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결혼을 앞둔 남녀가 궁합을 살피는 것, 부부운을 보는 것은 3천 년 이상이 된 일이다. 결혼을 앞두고 길흉을 점치는 가취점(嫁娶占) 관습춘추시대 때부터 존재해 왔다. 그래서 궁합의 기원가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불확실한 미래를 알고 이에 대비하는 노력은 예전에는 별자리를 보는 오성술(五星術), 구성법(九星法)으로 연구했으나 운명과 출생을 밝히려는 인간의 노력은 사주(四柱)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래서 당나라 때 이를 완성했다고 하여 당사주라고 불리며, 송나라 때 <연해자평>이 공표된 이후 오성술은 그 적중률이 떨어져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명리학은 운명에 대한  비밀을 찾는다

어떤 사람은 무엇 때문에 부모를 잘 만나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무엇 때문에 흙수저를 물고 나왔는가 그 비밀이 바로 전세의 성적표고, 생년월일은 바로 앞으로의 운명을 말해주는 비밀이라는 것이다. 운명의 연관성을 3천 년간 수없이 연구하고 비교하면서 인간의 길흉화복이 바로 사주에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사주는 인간의 노력으로 찾아낸 운명의 비밀이다.


우리는 다시 태어나면서 건넌다는 ‘레테의 강’이라는 망각의 물을 건너왔다. 그래서 비록 우리가 전세의 일을 지금은 잊었다 해도 미래를 예시하는 것이 바로 사주에 있다는 것을 명리학자들이 밝혀낸 것이다. 그래서 사주와 관상을 다중의 운명과 인생이 일치하기에 통계학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생명의 윤회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사주는 과학이 아니라 미신으로 매도되기도 한다.       


주역과 사주를 통해 인생의 비밀과 운명을 밝히는 일, 이것을 중국과 한국에서는 명리학이라고 부른다. 운명의 이치를 한다는 뜻이다.  대만에서는 운명을 계산한다고 하여 산명학이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운명의 비밀을 추적한다고 하여 추명학이라고 말한다.  나라마다 문화적 차이로 다르게 부르지만 운명에 도전하고 개척하고 그 비밀을 찾는다는 것은 모두 같다.


사주와 궁합은 미신인가


과학은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일 뿐이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것을 모두 미신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궁(宮)은 집[宀] 안에 여러 개의 방[呂]이 있음을 의미하는 글자다. 자궁(子宮)은 여러 명의 자식을 낳을 수 있는 터라는 뜻이다. 궁합(宮合)은 결혼의 외연적인 뜻처럼, ‘가문과 가문 간의 긴밀한 결합’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궁합은 결혼이라는 뜻처럼, ‘한 지붕[宀] 밑에서 두 개의 입[口]이 어떻게 조화[合]를 이루며 잘 살 수 있을까’를 의미한다. 따라서 궁합은 ‘가문(배경・지위・재력・학력・직업) 간의 결합’이라는 사회적 의미에서부터 ‘성적(性的) 조화’라는 생리적 의미까지 두루 포괄하고 있다. 그래서 남녀 간의 궁합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겉궁합’이라 하고, 생리적 의미를 ‘속궁합’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사주에는 사람의 운명이 나타나 있다고 여겼기에, 사람이 하는 가장 큰 일인 결혼에는 반드시 사주를 주고받는 풍속이 있었다. 예비 신랑과 예비 신부의 사주를 가지고 궁합을 보아, 두 사람이 결혼하기에 적합해야 비로소 혼사를 진행했다.      


정혼(定婚)한 뒤에는 신랑 될 사람의 사주를 적은 사성(四星)・사주단자(四柱單子)를 신부 쪽에 보냈다. 사주단자가 없으면 저승에 가서도 부부가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여겨서, 여성은 사주단자를 평생토록 장롱 속에 잘 간직했다. 그리고 여성이 죽으면, 사주단자를 관 속에 같이 넣어 주었다.     


요즘 결혼을 약속해도 가장 흔들리는 게 부부가 ‘원진살(怨嗔煞)’이 있다고 하는 경우다. 원진은 함께 있으면 서로가 이유 없이 미워하고 원망하는 슬픈 인연이다. 하지만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고 그리워 하지만 만나면 서로 원수처럼 싸우는 운명이다.         


원진살의 만남은 쥐띠와 양띠, 소띠와 말띠, 범띠와 닭띠, 토끼띠와 원숭이띠, 용띠와 돼지띠, 뱀띠와 개띠가 결혼하면 부부가 서로 원수지간이 되어 평생 싸우고 불화하며 심지어 생이별이나 사별까지 한다고 한다. 그래서 궁합에서 매우 꺼린다.



불행한 부부, 원진살


원진살은 상대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이다.

쥐는 자기에게는 없는 뿔이 양에게는 왜 있느냐고 미워하고, 소는 말이 자기처럼 일은 안 하고 빈둥빈둥 논다고 미워한다. 호랑이는 자기 세상인 밤을 돌아다니다가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에 놀라서 미워한다. 토끼는 자기의 붉은 눈과 닮은 원숭이 엉덩이가 빨개서 싫어하고, 뱀은 조용히 있고 싶은데 개가 짖으니 미워한다. 용은 자기 코와 돼지 코가 닮아서 미워한다.     


원진살은 상대의 장점을 질투하거나 미워하기에 불화가 온다. 하지만 처음에는 상대의 특성에 호기심을 느껴 이끌리지만 같이 있을수록 다투고 미워하게 된다. 갑자기 충동적으로 결혼하여 평생을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는 불행 속으로 걸어가는 슬픈 운명이다.


원진살처럼 서로 만나면 나쁘다는 궁합으로 육충(六沖)이 되는 관계가 있다. 호랑이띠와 원숭이띠, 뱀띠와 돼지띠, 쥐띠와 말띠, 토끼띠와 닭띠, 용띠와 개띠, 소띠와 양띠이다.     


좋은 인연, 육합과 삼합


부부에서도 서로 만나면 좋은 궁합이라는 띠도 있다. 육합(六合)이나 삼합(三合)이 되는 관계인데, 육합은 쥐띠와 소띠, 호랑이띠와 돼지띠, 토끼띠와 개띠, 용띠와 닭띠, 뱀띠와 원숭이띠, 말띠와 양띠로, 부부간에 서로 좋은 배합이라고 한다.      


삼합은 원숭이띠와 쥐띠와 용띠, 돼지띠와 토끼띠와 양띠, 호랑이띠와 말띠와 개띠, 뱀띠와 닭띠와 소띠로, 서로 좋은 궁합이라고 본다.     


나쁜 인연, 혼삼재


혼삼재(婚三災)는 특정 띠와 띠가 만나면 부부가 생이별하고 재산이 모이지 않고 흩어지며 병액으로 고통을 받고 하는 일은 결국 중도에서 작파하게 된다는 악재를 말한다. 부부로서  만나지 않아야 할 인연이다.      


첫째, 호랑이띠・말띠・개띠인 사람은 쥐띠・소띠・호랑이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둘째, 돼지띠・토끼띠・양띠인 사람은 닭띠・개띠・돼지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셋째, 뱀띠・닭띠・소띠인 사람은 토끼띠・용띠・뱀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넷째, 원숭이띠・쥐띠・용띠인 사람은 말띠・양띠・원숭이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결혼이란 현실적으로 남녀가 다시 태어나는 일이다. 두 사람이 함께 가야만 하는 머나먼 길이다. 우리의 삶은 남녀의 만남으로 행복과 불행이 크게 좌우된다. 그래서 서로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신중해야 한다.     


상대가 설사 ‘원진살’이라고 해도 마음에 들어 꼭 결혼해야 한다면 그리하면 된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도 있다. 원진살은 만나면 다투고 멀어지면 그리워한다. 애증이 겹친 슬픈 운명이자 슬픈 인연이다.       

그래서 이런 만남은 부부가 서로 각자의 취미를 갖고 주말부부나 출장이 많은 직업을 가지면 된다.       


마음이 운명도 넘어서게 하다


하나의 사례를 들겠다.

가수 노사연 씨와 매니저였던 이무송 씨가 결혼하려고 사주를 어머니가 보니 좋지 않았다. 노사연 씨 어머니는 물론 가장 강력한 후원자인 언니까지도 반대했다. 하지만 노사연 씨가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두 사람은 지금 잘 살고 있다.  


운명을 바꾸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넉넉한 마음과 노력이다.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할 때 봄바람은 오는 것이다. 운명을 바꾸고 행복하게 사는 것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데서 온다는 것을 알고 실천할 때만 가능하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이 맵다고 생각한다. 부부는 그험한 길을 함께 가는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상대를 더 이해하고 아끼게 된다.


마음이 닫히면 행복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얼굴보다도 재산보다도 능력보다도 사주보다도 상대의 넓은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걸 알게 된다면 사주도 궁합도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사람을 만날 때 복을 주는 인연, 화를 부르는 인연을 알고 사람을 만나면 다르다. 사람에게 오히려 더 정성으로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명은 사람 속에서 깨닫는 마음, 변화된 행동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추신:


대문사진은 송정언 가야금 독주회 '인연' 포스터,

본문 사진은 운명의 길을 찾는 육효와  

주어진 운명을 넘어선 선택을 한 노사연, 이무송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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