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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Nov 26. 2015

살면서 만나는 세사람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가깝게는 부모님부터 형제, 친구 그리고 커가면서 인생의 길을 알려주는 스승과 함께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직장상사, 선배 등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은 누구나 인생길에서  만나는  세 사람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최고 권력자와 최고의 상인의 만남은 어떠할까요?


우리나라가 생긴 이래 최대의 부(富 )를 이루었던 최고의 상인, 임상옥과 당시 왕실과 인척관계였던 최고 권력자인 박종경 대감은 운명적으로 만납니다.


당시의 권력자는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해, 자리를 얻으려는 자나 능력있는 자 등 많은 사람을 ‘문객’ 혹은 ‘식객’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하였습니다.


어느날 박대감은 문객들에게 묻습니다.

“숭례문에 하루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이 모두 얼마인 줄 아는가?”

이 난데없는 황당한 질문에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때 임상옥이 나섭니다.

“숭례문에 하루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은 모두 두 사람입니다.”

“…어째서 두 사람인가?”

“숭례문에 들어오는 사람이 하루에 만 명을 넘건 말건 대감어른께 한 사람은 이로운 사람이고 나머지 한 사람은 해로운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이로운 사람도 해로운 사람도 아닌 사람은 쓸모없는 사람이므로 셀 필요도 없으니, 오직 있는 사람은 대감에게 이로운 사람, ‘이가(利哥)’와 해로운 사람인 ‘해가(害哥)’ 두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대감은 묻습니다.

“내게 이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이로운 사람으로는 세 유형이 있는데 첫째는 정직한 사람이요, 둘째는 성실한 사람이요,셋째는 박학다문(博學多聞)한 사람입니다.”


박종경은 그럼 해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다시 묻습니다.

“해로운 사람도 세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아첨해 정직하지 못한 자요, 둘째는 신용이 없어 간사한 자요, 셋째는 진실한 견문이 없이 달콤하고 듣기좋은 말만 하는 자입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누구신가. 스스로 말해보시게나?”  

“만약 제가 이로운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대감어른께 해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익이란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므로 다른 사람에게는 손해를 주게 되나이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원망과 원한이 생기게 되어 있나이다.”


임상옥의 말이 끝나자  대감은 다시 묻는다.

“이가도 해가도 아니라면 자네는 도대체 누구신가?”

“소인은 이가도 해가도 아닌 다른 성을 가졌나이다. 소인은 ‘의가(義哥)’이나이다.”


이 범상치 않은 질문과 대답으로 알겠지만, 두 사람은 최고의 상인과 최고의 권력자가 될 자질과 안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임상옥이 자신의 성이라고 말한  옳음을 위해 산다는 ‘의가(義哥)’라는 말은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군자는 의(義)를 따르지만, 소인은 이익을 따른다.”


이 문답을 통해 임상옥은 운명을 바꾸게 됩니다. 그 인연이 최고의 상인으로 가는 발판이 된 것입니다. 임상옥에게 박종경은 ‘인삼판매권’을 주는 기회를 가져다 준 귀인인 것입니다.

이익이 아니라 의를 택했기에 부가 온 것이지 이익을 택했다면 그는 결코 큰 부자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임상옥은 최고의 상인이 되기까지 의를 지키려다 부모와 동생을 굶겨 죽인 아픔을 지닌 사람입니다.


조선 최고의 부자가 되어서도 그 아픔을 가슴에 묻어두고 겸하와 절제로 다시 세상에 빛을 주게 됩니다.


잔에 70%가 넘으면 술이 사라지는 ‘계영배(戒盈杯)’-


 임상옥은 넘침을 경계하는 ‘계영배’의 절제의 교훈을 평생 갖고 살아온  인물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자신의 관점에서 보면 이롭거나 아니면 해롭거나, 이도 저도 아닌 세 사람입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모두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볼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손해보는 길도 가야하고 억울한 길을 가야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궁벽한 처지에 놓여있다 하여도 그 의기를 잃지 않는다면 살아있는 사람의 길을 가는 겁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 그리고  세상의 눈으로 보면 어떤 존재일까요?


'사람의 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오늘은 가져 보는 게 어떨까요?






추신:

오늘의 편지는 최인호의 <상도商道>와 저자의 <원세‧방세 圓世 方世>를 참고하여 쓴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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