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이 다 되어 돌이켜 보니 그땐 그랬다.
그때는 어떻게 그렇게 모든 일에 일희일비했는지
나의 32세 6월 25일 여름이 가엾고 안쓰럽다.
매분 매초가 내 감정과 인내를 시험하는 시간.
직장 안팎으로 일어나는 부딪힘과 격려 속에서 그때 내 마음은 5분이 멀다 하고 롤러코스터 마냥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했다.
그 당시 나의 상사가 나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인간에 대한 탁월한 애정이 있는 반면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자신만의 아집이 공존하는 그.
나는 그에게서 따듯한 사랑을 보기도, 한치의 배려와 존중이 없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다. 그때 나는, 그 덕에 퍽 혼란스러웠다.
왜 이런 일이 계속 생기는가. 왜 내가 사랑하려는 이들은 그 반대편에 칼날을 이따금씩 나에게 겨누는가. 지금 돌이켜보니 내 책임이었으리라. 단단하지 못한 나의 무엇이 그들에게 닿아 그렇게 해도 된다고 허락했으리라
32세 그 당시 내가 나를 미워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다른 사람들의 반응 속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보면 참으로 귀엽고 하찮은 꼬물꼬물 한 형태지만 당시 나는 심각했다. 누군가의 칭찬, 격려, 인정, 비난, 위로 하나에 곧바로 하루의 재질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나는 그것을 빠르게 청산하고 싶었다. 더 이상 누군가의 압력에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내가 가진 것들을 온전히 내 스스로 다루고 찢고 즐기며 눈치보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내가 나를 가둬둔 한계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그렇다. 그때의 나는 그동안 젊은 나를 단단하게 가둬뒀던 그 한계선을 살짝씩 지워내며 뜯어져나오는 살점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괴로워했다.
시시각각 바뀌는 날씨보다 더 가열차게, 그리고 맹목적으로 변하는 젊은이의 마음을 어디 하나에 단단히 붙들어 매고 싶었을 뿐이다.
누군가는 진정 좋아하는 것들을 온전히 쫓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30대. 32세 6월의 나는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다. 나는 왜 방향이 없냐며, 진정 내가 가야 할 길은 어디냐며 스스로를 다그치고 또 다그쳤다. 불과 하루 전, 10분 전 선택에도 곧잘 후회하곤 했던 32세. 내가 어떤 미래로 이끌려가는지 종잡을 수 없었던 그때.
왜 이거밖에 못 하냐고, 왜 늘 이런 선택밖에 못 하냐고 한탄만 나왔던 내 선택들은 분명히, 나로 하여금 진정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놓고 있었다.
2027년
그때 그 2025년의 애달팠던 하루들이 보석 같은 결실로 맺어질 줄은 2025년의 나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지금 보면 참, 그때 그 시절의 나부낌이 얼마나 찬란했던 것인지, 그 나부낌 속에서 나의 30대가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 몸 서리치게 그립다
나이 80에 돌이켜보니.
그때 그렇게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 하루도 그 자체가 축복이었음을.
누군가를 가열차게 미워하고 또 사랑하고, 그렇게 또 무사히 무탈히 저무는 30대 하루하루가 축복이었음을 그땐 왜 몰랐을까.
이걸 보는 당신이
오늘 하루 당신의 하루를 좀 더 아름답게 관조했으면 하는 마음에 오늘도 내 회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