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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형정 Apr 04. 2020

이번 다이어트 망했어요.

운동은 취미 : 망한 다이어트 분석


세상은 맛있는 것이 너무 많고 씻고 먹는 게 최고 맛있다 ⓒDrawing stay



이번에도 망했어요. 글은 9개밖에 올리지 않았는데 벌써 망했다고 말하려니 민망하지만 지금 성과를 보면 실패다. 핑계를 대자면 원고 쓰랴, 그림 그리랴, 거의 집중 못 하는 시간이긴 했지만, 정신없는 날을 보내고 있다. 사실 코로나로 생활이 엉망이 되었다. 일은 취소되고 운동은 못 가고 생활비는 걱정되고 뭐 기타 등등 같은 일로 외적 스트레스가 내적 스트레스가 된 셈이다.


작년 말 몸무게 57kg(키 166)를 찍고 3개월 걸려 53 kg가 되었다가 지금 원상태가 되었다. 과자를 엄청나게 먹은 이유도 있고 못 움직인 이유도 있다. 그보다 큰 이유는 자제력이 떨어져서다. 과자는 정말 한 번 잡기 시작하니 끊을 수 없었다. 당은 내 약한 자제력을 아예 없애 버렸다.


너무 과해 밥양을 줄였더니 55kg가 되었다. 이렇게도 몸무게는 밥 먹고 먹지 않고 인해 적게는 1kg 많게는 2kg가 오가니 체중계에 의지하는 것은 자존감만 낮아질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의 무게를 써 보았다 ⓒDrawing stay



망한 이유를 분석해 보았다. 살면서 식단 조절은 처음이라 망한 이유를 분석하는 것도 처음인데 누군가는 나를 살찌지 않는 체질로 보지만 살쪄 보이지 않게 입고 상체는 살이 거의 없는 체형이다. 한국인의 평균무게다. 그래서 왜 살 빼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살 빼는 건 내 자유의사고, 활동할 때 좀 더 자유롭고 가벼운 느낌을 받기에 조절하는 편이다. 개인마다 원하는 몸의 무게, 기준치가 있으니까. 제발 말랐는데 왜 다이어트하냐고 묻지  말자. 그리고 마른 편은 아니다. 내가 50-45kg라면 말랐다고 하는 말을 듣고 납득이라도 하지만 전혀 해당이 안된다. 





첫째, 먹어 괜찮은 이유로 합리화시키기.


배고파도 참을 수 있었고

평소 활동량이 많은 편이라

가끔 평소보다 더 먹어도 괜찮았다.


처음 식단 조절을 해봐서 걱정했는데 1~2개월 잘 유지했다. 3개월까지는 괜찮았고 초반에 먹고 싶은 걸 먹었지만 그만큼 움직였다. 식단을 기록하는 습관도 생겼고 이대로면 괜찮다 여겼다. 4개월이 넘어가면서 나는 먹은 음식으로 쓰며 합리화하고 있었다.


‘이 정도 칼로리면 괜찮아.’


‘먹고 움직이지. 뭐.’


‘닭가슴살은 여기 넣어 먹으면 더 맛있겠다.’


‘이 정도쯤이야. 괜찮아.’와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겠다.’는 두 가지 생각이 공존했다. 나는 불닭 소스를 닭 가슴살에 넣어 먹기 시작했고, 샐러드도 뭔가 부족해 삶은 댤걀과 닭가슴살을 정량보다 더 넣어 먹었다. 이 행동은 더 발전하기 시작했고 정말 어이없게도 덮밥으로 먹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 먹고는 잘 먹었다며 트림까지 한다. 거참.


평소 입이 짧은 사람들은 적게 먹지만 나는 맛있는 걸 먹는 걸 좋아한다. 야식도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 맛있는 걸 먹는 건 정말 행복해하는 사람이다.



사실 몸무게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개인적인 소망과 목표였기에 또 실패했다는 자책했다.



ⓒDrawing stay

둘째, 줄어든 활동량과 익숙해진 운동 방법으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주 3회 웨이트 50분, 걷기 40분, 주 2회 요가를 했는데 코로나 후... 불안해서 웨이트 못 가고 걷기도 불안해서 안 하고 요가원도 안 가고... 내가 이용한 시설은 다 잠시 휴무 상태다. 아닌 곳은 예약제로 회원만 입장 가능하다. 온도 체크와 해외 방문 확인서를 쓰고 입장할 수 있다.  사실 나는 휴무가 되기 전부터 불안해서 가지 않거나 예약 시간에 잠깐만 다녀왔다. 일도 취소나 잠정적 연기되어 공백 시간은 늘고, 스트레스만 올라왔다. 3월은 운동을 거의 못 했다. 스트레스를 못 풀었더니 먹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다. 참지 못해 먹었더니 2~3주 만에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다. 정말 금방 돌아왔다. 쓰고 있는 지금도 뱃속에는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가득하다. 배고프진 않은데 그냥 허기진다. 허기지지 않게 견과류를 먹어도 잘 풀리지 않는다.


운동량과 활동량이 줄어드니 더 움직이기 싫어졌다.

홈트를 할 수 있지만, 교정이 중요한 상태라 스트레칭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괜찮아졌던 어깨와 목 통증이 갑자기 올라왔다.


운동의 경우 어깨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반복된 동작을 계속했고 내 몸은 익숙해졌다. 재미없어졌고 지겨웠다. 근력운동 초보는 반복인 움직임이 중요하지만, 이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 때쯤이었다.





셋째, 쉽게 고쳐지지 않은 자세가 습관이 되었다.


이렇게 매년 반복되며 이번에 느낀 것은  

이제까지 몸을 올바르게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자에 앉을 때 양반다리로 앉거나

턱을 괴고 있는 자세,

다리를 자주 꼬았고

잠잘 때도 엎드려 자거나 옆으로 잤다.


이 이상의 잘못된 자세로 많을 것이다.


건강을 지키러 갔지만, 그 또한 무리를 주며 근력운동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근력 운동하면서 전혀 없던 힘이 생겼고 바르게 앉았을 때  불편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평소 의자에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자주 결리고 허리가 아팠지만 근력 운동하면서 그런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쉽게 교정되지 않았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다시 돌아갔다.






이미

마음은 상했고


이미

망했다는 생각에

실망했고

그 실망으로 늘어졌다.


2주 넘게 운동을 아예 하지 않았는데

멈추지 말고 하다 보면 괜찮아졌을 텐데 나는 잠시 멈췄다.


계획대로 되진 않았지만 데이터가 생겼으니


다시,

시작하자.



'다시'라는 말로

좋은 기운을 받아

일어나야지.



RYU HYEONGJEONG (@drawing__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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