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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moon Mar 09. 2017

"잭, 기고문은 언제 완성되나요?"

#start-up 두번째 이야기

멤버들은 나를 '잭'이라고 부른다. 케케묵은 직급파괴, 영어호칭 얘기냐고? 맞다.  

여기어때는 최근 기업문화를 재정립했다. 직급을 폐지하고, 부르기 편한 이름을 정했다. 수직형 문화를 허물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구현하고 싶었다.


'수평 조직’이란 단어가 '경영'분야에 등장한 것은 1988년이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의 작품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The Coming of the New Organization(새로운 조직의 도래)”에서 처음 인용됐다. 그는 “정보와 지식이 기업의 경쟁 우위가 되는 새로운 경영 환경에서는 수평조직이 답"이라며, '모든 명령의 전달 단계 즉, 위계 단계마다 잡음은 2배로 늘고, 메시지는 반으로 줄어든다’는 정보이론을 근거로 댔다.


이 주장은 1990년대 등장한 IT 대기업들의 성장, 그리고 이들의 시장 지배를 통해 증명됐다. 구글, 페이스북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리딩기업 대부분이 수평 조직 문화를 근본으로 한다. 프로젝트 매니저를 제외한 팀원들은 동등한 위치에서 성과물을 놓고, 거침없는 토론과 의견을 나누며 혁신 기술을 창출한다.

수평 조직은 정보 전달 단계를 줄인다. 정보 움직임은 신속하다. 그래서 기업은 민첩해 진다. 의사결정은 속도가 붙고, 업무 방향성은 공유된다. 단, 이 단계를 완전히 없애면 곤란하다. 기업은 의사결정→실행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관계의 유기체다. '정확한 정보가 받쳐줘야 좋은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수평조직 문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다. 그래서 '직급'은 폐지하지만, 팀장과 팀원 관계인 '직책'은 유지한다.


그런데 직책은 이따금 본래 목적과 달리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팀원은 동료 팀원에게 스스럼 없이 생각을 말하지만, 팀장이나 대표이사와 대화할 때는 주저하거나 생각과 다른 말을 뱉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직책자 신분의 리더는 업무를 지시할 때 ‘그냥 이렇게 해’하고 결정된 사항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실수를 범한다. 그래서 내놓은 게 영어 호칭이다. '팀장님, 제 생각은...’으로 시작하면, 말하는 이는 '자기검열'에 들어간다. 그러나 ‘잭, 내가 보기에.…’로 입을 떼면, 동등한 관계에서 의견이 교환된다는 의식이 생성된다. 리더 역시 상대가 지시대로 움직이는 부하직원이 아닌 대등한 인격체로 인식한다.


의사결정권은 리더에게 있다. 수평 조직은 리더가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고, 멤버들이 빠르게 실행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의견, 취지, 메시지, 보고를 통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수반돼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결론에 대해 한, 두차례 재고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뜻이 관철될 때까지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면 빠른 실행은 요원하다. 요약하면 ‘업무는 수직적, 소통은 수평적’이다. 우리는 복잡한 단계를 형성한 직급을 내려놓고, 동등한 주체로서 자유롭게 소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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