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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즈니스 캐주얼 Feb 04. 2021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처가 하나 더 줄어들 수도..

CJ푸드빌 뚜레쥬르 매각

회사 복지포인트를 해피머니 상품권 구매로 전환해서 사용하곤 합니다. 2019년도까지만 해도 투썸이나 뚜레쥬르 같은 매장에서 해피머니 상품권을 잘 애용했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 투썸플레이스 카페를 가보니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직원분의 안내를 받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잠시 제가 착각하고 있던 건지 기억이 왜곡돼있는지 헷갈렸었어요. 안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당황했었습니다.



알고 보니 투썸플레이스(사업)의 주인이 더 이상 CJ푸드빌이 아니게 되면서 CJ계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해피머니 상품권이 더 이상 사용 불가한 상태로 바꾸니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조만간 뚜레쥬르에서도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마조마합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인데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뚜레쥬르는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글로벌 3대 사모펀드(PEF) 중 하나인 칼라일(Carlyle)이 뚜레쥬르를 인수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우선 CJ푸드빌의 사업부를 살펴보면, 크게 외식사업부(빕스, 계절밥상 등)와 프랜차이즈 사업부(뚜레쥬르 등)로 나뉘는데요. 이중 외식 사업의 실적이 나빠지자, CJ푸드빌은 핵심 사업부를 매각하는 전략을 추하고 있었습니다. 2019년 분할을 마친 직후에, 프랜차이즈 사업부에 속해 있던 투썸플레이스도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 에쿼티 파트너스에 매각됐습니다.



뚜레쥬르가 프랜차이즈 사업부 부문의 유일한 '알짜 자산'인데요. 2019년 말 연결 기준 CJ푸드빌 매출액은 8,903억 원이었습니다. 이 중 약 48%인 4천억 원이 뚜레쥬르 몫이었습니다. 영업이익 기여도는 더욱 높았습니다.


CJ가 뚜레쥬르 매각에 나선 것은 사업 재편을 위해서였습니다. 지주사 차원에서 수년 동안 주력 사업을 강화하되,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연간 매출 3천억 원, 영업이익 3백억 원 정도를 꾸준히 거두어 온 투썸을 매각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였습니다. 시장에서는 CJ가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비핵심 자산으로 여긴다는 이야기도 돌았죠.


2018년 2월 투썸플레이스 사업을 물적 분할한 후 2019년 4월 투썸의 45%를 매각했고, 2020년 15%인 1만 6천 주 정도를 추가 매각으로 잔여 지분을 정리했습니다.


2020년 초 이후 코로나 19 사태로 외식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자 3월에는 고강도 자구안 시행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시 내놓은 방안에는 부동산 등 고정자산 매각, 신규 투자 동결, 지출 억제 극대화, 경영진 급여 반납, 신규 매장 출점 보류 등이 포함됐습니다. 유동성 확보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시장에서는 뚜레쥬르 지분 100%를 살 만한 곳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대기업들은 업종 성장이 정체돼 인수 시너지 효과를 헤아리기 어렵죠. 인수를 검토한 사모펀드들은 뚜레쥬르 인수 이후 고려해야 할 변수에 주목합니다.


최근 6년 동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를 비롯한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신규 출점은 사실상 금지됐습니다. 2013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는 전년 매장 수 대비 2% 이내로만 새롭게 낼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추가 점포 출점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태이고 점포 수가 충분한 파리바게뜨와 달리 인수 후 경영 전략을 짜기에는 애매한 포지션이라고 합니다. 제빵사를 본사 직원으로 직접 고용하라는 법원 판결도 경영에는 PEF에게는 인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하네요.


2020년 8월 14일, 딜로이트안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PEF 등에 #티저레터 (투자안내문)을 발송한 상태라고 합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5월에도 뚜레쥬르 매각 작업을 벌이면서 매각설이 퍼졌었지만, 당시 공시를 통해 "뚜레쥬르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부인했었습니다. 부인 공시 이후 3개월 내 번복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을 부과받는데, 결국 부인공시 3개월 만에 매각을 인정했습니다.


CJ푸드빌은 2015년 이후 적자행진을 계속했습니다. 매출은 2017년 1.43조 원, 2018년 1.37조 원에서 2019년에는 0.9조 원으로 떨어져 1조 원대가 무너졌습니다. 영업손실 역시 2017년 38억 원, 2018년에는 434억 원에 이어 2019년 4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8월, CJ푸드빌은 신규투자를 모두 중단하고 '비비고' 브랜드를 CJ제일제당에 넘기기도 했습니다. 오랜 기간 적자를 보인 이유는 해외사업 부진 탓입니다. 국내에서 버텨도 해외가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실적 악화에 시달렸습니다. 부실 해외 사업을 정리하고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뚜레쥬르를 내놓은 것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중 그나마 매물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한때 파리바게뜨와 경쟁하기도 했지만 이후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됐습니다.


매장 수도 2017년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주춤한 상태라고 하네요. 작년 말 기준 뚜레쥬르의 매장 수는 1,318개입니다. 시장점유율은 25.8% 수준이라고 합니다. 아직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만큼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뚜레쥬르 매각설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이미 올해 초에도 나왔었구요. CJ푸드빌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뚜레쥬르보다 매력 있는 *캐쉬카우로 꼽혔던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것에 대해서 업계에서의 평가는 좋지 않았었습니다. 알짜 사업을 넘긴 것이 우려스럽다는 반응이었죠. 그동안 투썸플레이스가 CJ푸드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입니다.


*Cash Cow: 성장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확실하게 현금을 벌어주는 자금원


투썸은 CJ푸드빌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0%를 웃돌았구요. 투썸이 나머지 브랜드의 손실을 매꾸는 구조였습니다.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로 고전 중이던 CJ푸드빌에서 투썸플레이스가 제외되면 당장은 현금이 유입되겠지만 길게 보면 CJ푸드빌에게는 악재라는 전망이 많았었고, 그런 전망이 결국 현실이 됐습니다.


시장에서는 CJ그룹이 CJ푸드빌 통째 매각을 원했지만, 덩치가 크고 외식사업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하에 뚜레쥬르만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CJ그룹은 뚜레쥬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뚜레쥬르 매각에 성공하면 CJ푸드빌은 외식 계열사로 덩치가 쪼그라들면서, 빕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을 운영하면서 사실상 명맥만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외식사업이 수년간 적자로 지분법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보니 CJ그룹이 지속해서 외식 사업 매각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예비 입찰에서 어펄마캐피탈 (옛 SC PE)과 JKL파트너스, NH-오퍼스컨소시엄 등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유력 인수자로 점쳐졌던 KG그룹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었구요.




CJ와 인수 희망자 간 눈높이 차이가 흥행에 실패한 배경으로 꼽힙니다. CJ는 거래가격으로 3천억 원 안팎을 기대했지만, 원매자(인수 희망자)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현재 후보군과 별도로 협상 중이며 조만간 우선협상자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됐었습니다.




2020년 12월 2일, 한 차례 본입찰이 무산됐던 매각이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칼라일이 참여를 저울질하는 한편 다른 외국계 사모펀드 일부가 다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었습니다. 매도자 측은 연내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었구요. 2월 말까지 CJ그룹은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관심을 보였던 국내 사모펀드들이 공통비 절감과 효율화를 통한 업사이드(Upside)를 노렸다면,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매력 요연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뚜레쥬르 해외법인이 내는 매출규모는 약 800억 원 선으로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몽골 등에서 직영점과 마스터프랜차이즈 등으로 수입을 거두고 있습니다.



미국법인을 제외하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저장 등 사업성이 큰 시장의 법인들은 현지 사모펀드 호센캐피탈에 경영권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새로 결정된 인수자는 해외법인들의 기업가치(EV)가 낮게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국내보단 해외 시장에서의 밸류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2020년 12월 7일 칼라일과 가격을 조율하며 매각을 최종 협상 중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저의 해피머니 상품권 경우처럼 아시아나항공,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등 익숙한 브랜드의 매각 소식이 들릴 때 '내 적립 포인트(마일리지)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고객의 마일리지가 일종의 부채(장기 선수금)으로 잡혀있습니다. 대한항공이 인수할 때 자산과 함께 부채도 가져오기 때문에 마일리지가 갑자기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참고로 투썸플레이스는 매각이 완료된 뒤에도 매장 내에서 CJ ONE 포인트 적립 및 사용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뚜레쥬르도 인수 주체와 CJ가 관계를 어떻게 매듭짓느냐에 따라 포인트의 운명이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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