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숲길을 걷다가 작은 갤러리를 발견했습니다.
작품 하나만을 위한 갤러리.
제목과 설명은 잊었지만,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숲길을 표현한 작품으로 기억을 해요.
지금을 그대로 보고 느끼면 되는데, 굳이 이 속에 있으면서 이 곳을 표현한 작품을 놓아두었을까.
작은 갤러리의 참신함에 흥미로워했다가, 번거로운 일을 해놓은게 아닌가 하는 흘러가는 생각.
그리고 다시 둘러보게 되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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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이나 산길을 걷다보면 보이는 부도와 탑,
누군가의 업적이나 정신을 표현하려고 놓아둔 대상들.
그 참신함이 문화와 역사가 되기도 하는 작품이자 정신들.
그래서 그 정신을 둘러보게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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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아는 바, 붓다의 곁에 있으며 늘 시봉하고 가르침을 들은 아난 존자는 십대존자 가운데 가장 늦게, 그것도 붓다가 돌아가신 뒤에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죠.
붓다도,경전도 그들의 호흡이었다가,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기록한 호흡으로 남아졌습니다.
그 덕에 후대의 아난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상기하고 사유할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발딛고 있는 지금을 표현한 작품을 보며, 이 사유자는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 자각하는 순간, 나의 지금은 어떤지 회광반조하게 됩니다.
도저히 표현할 길이 없는 것을 표현하는 사유자들의 참신함이, 굳어버린 마음을 열기도 하지만, 한 사유자의 갤러리에 묶여버릴지도 모릅니다. 작용과 반작용은 늘 일어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갤러리를 유심히 본 사람은, 나를 비추는 숲의 모습에 시선을 두게 될겁니다. 그 작품이 숲으로 안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도와 탑을 보고 돌아가는 길.
숲에서 숲을 느끼고 돌아가는 길.
다를 바 없는 길이었음을 느낍니다.
어라의 숨고르기 http://blog.naver.com/kns6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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