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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감각은 꽝이지만 줄은 잘 타고 싶어

균형력, 안정과 조화를 주는 힘

by 달공원
‘인생은 줄타기와 같다.
시작점과 끝점이 있는 인생 줄을 멋지게 완주하려면 균형감각이 필수다.’


한 생명의 탄생. 줄의 시작점이다. 스스로 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같은 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주어진 대로, 올려진 대로 알아서 가야 한다. 한마디로 복불복이란 소리다. 줄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처음엔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 물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다. 그 또한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홀로서기의 시점이 온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동서고금, 남녀노소, 부자나 거지... 이유불문이다. 인간이 한 번에 올라탈 수 있는 줄은 단 하나다. 균형을 잃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지난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이어진 줄이 씨줄, 날줄로 연결되어 입체적인 인생이 만들어진다. 인생 줄 위에서는 내가 원한다고 해서 지나간 과거의 한 지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또 다가올 미래의 줄이 어떻게 그려질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더 어렵다.


자연 속의 모든 사물은 균형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의 잉여 포텐셜(potential)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는 불균형을 제거하려는 균형력 (균형을 유지하려는 힘)이 나타난다. 에너지의 흐름이나 의식의 흐름 역시 이 본성에 충실하다. 따라서 균형력은 변화무쌍한 인생 줄타기에서 삶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안정과 조화를 주는 힘이다.


시간과 경험이 조금씩 쌓이면 줄타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그렇다고 잠시 한눈을 팔거나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면 줄에서 떨어지는 건 한 순간이다. 때로는 갈래길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운이 좋아 안전로프라도 연결되어 있다면, 다시 기어오르거나 다른 줄을 잡을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지만 준비가 안되었다면 천 길 낭떠러지 행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줄 위에 선 나는 외롭고, 두렵다. 혼자 걸어가는 외로움, 언제 미끄러질지,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지금 내가 올라탄 이 줄이 어디로 가는지, 올바른 줄인 지에 대한 의문, 결국 내 길은 나의 책임이라는 부담감…… 온갖 감정들이 뒤섞여 머리가 복잡하다. 설령 누군가와 함께 간다고 해도 어느 누구도 똑같은 길은 없으며, 내 길에 대해 책임을 져 줄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한 자리에 멈추어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기에 누구든 넘어지거나 떨어질 수 있다. 균형은 우리의 삶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육체의 균형을 잃으면 건강을 잃고,
정신의 균형을 잃으면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이 생기고,
공부의 균형을 잃으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가 없고,
조직의 균형을 잃으면 근간이 무너져 결국 조직이 망하고,
연인의 균형을 잃으면 싸우고 결별하는 수순으로 이어지고,
가족의 균형을 잃으면 불화가 계속되어 결국 가정이 파괴된다.


줄타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균형감각이다. 어떤 환경, 어떤 상황에서도 줄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것, 즉 균형력이 바로 줄타기의 핵심이다. 비록 나의 균형감각이 영 시원찮다 하더라도 줄타기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은 모든 인간의 소망이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네 인생 줄 위에서 균형력을 키울 수 있을까?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았다.


1. 나의 인생 줄과 다른 사람의 줄을 비교하지 말자.

비교와 대비는 자극과 동기부여를 준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결국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면이 더 강하다.


2. 오로지 내 줄에 집중하자.

내 인생 줄의 주인은 나 자신임을 잊지 말자. 남의 눈치 볼 필요 없다. 내 줄에 대한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예민할 필요도 없고, 나 또한 타인의 줄에 지나치게 간섭하지도 말자.


3. 미끄러지거나 넘어졌더라도 당황하지 말자.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므로 누구나 균형을 잃고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 있다. 그러면 다시 균형을 잡고 일어서자. 어떤 상황에서도 정신만 차리고 있으면 다시 솟아날 길은 항상 있는 법이다.


4. 힘에 부치거나 숨이 차면 잠시 쉬어가자.

어차피 인생 줄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길다. 가끔씩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도 균형력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5. 함께 가자.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의 줄타기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다. 서로 격려하고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자. 상당한 위로와 도움이 된다.


6. 때로는 냉정하고 과감하자.

만약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줄과 엉켜 버렸다면 과감하게 끊어낼 수 있어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나의 균형을 잃는 것이 한순간이다.


7. 연습과 경험의 힘을 믿자.

평소 생활에서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해보자. 만약 선택을 해야 한다면 선택에 따른 정반대의 결과를 예측하는 습관을 들여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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