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팀은 개인보다 위대하다

조직력 부재의 시대

by 달공원

전무후무한 국정 난맥상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는 요즘이다. 우리의 지친 삶을 더욱 투박하게 만드는 소식들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암담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세상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잘 돌아간다.

지금 지구촌 곳곳에는 2018년 러시아에서 열릴 FIFA 월드컵 예선이 한창이다. 우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도 오늘 저녁, 우즈베키스탄 대표팀과 결전을 준비 중이다. 이번 경기는 3차 예선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팀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절체절명의 경기다. 자칫 잘못하면 러시아 땅을 밟지 못할 수도 있다. 아시아 최초 월드컵 본선 연속 참가기록 역시 8회에서 멈춰 서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월드컵 축구 예선에서 힘겨운 발걸음을 하고 있는 또 다른 닮은 꼴의 나라가 있다. 한국의 지구 반대쪽에 있는 아르헨티나다. 세계적 강호로 이름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현재 순위는 6위다. 순위 4위까지는 직행, 5위는 오세아니아 지역예선을 통과한 뉴질랜드와 대륙간 플레이오프 경기를 거쳐야 최종 티켓을 딸 수 있는 상황. 자칫하면 러시아 행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할 수밖에 없다. 이 팀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 세계 3대 축구리그라고 하는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그,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독일의 분데스리가를 포함한 유럽 각국의 유명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그중에서도 최고는 당대의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는 축구 천재 ‘메시’다. 그런데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팀은 이상하리만큼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는 오합지졸의 팀으로 인식된다. 이 메시가 소속되어 있는 팀이 스페인의 명문, FC 바르셀로나다. 2014~2015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세계 최고팀인 FC 바르셀로나는 공포의 MSM 라인을 갖고 있는데, 리오넬 메시(Messi), 루이스 수아레스(Suarez), 네이마르(Neymar)가 그들이다. 며칠 전, 메시의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MSM 라인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팀 동료 네이마르가 이끄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에 3대 0으로 완패를 당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가 있을까? 비록 축구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는 그 이유를 조직력의 부재로 보았다.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혼자서 모든 경기를 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탄탄한 수비수나 키 패스를 공급해 주는 미더필더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공격수는 경기 내내 공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다.

‘공격을 잘하면 경기를 이길 수 있지만 수비를 잘하면 우승할 수 있다’

는 말도 조직력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강조한 얘기다. 결국,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잘 맞게 조직력을 갖춰야 강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직력은 비단 스포츠 분야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국가는 물론이고 기업이나 소규모 조직에서도 조직력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가에 따라 흥망이 좌우된다. 아무리 뛰어난 슈퍼스타급 리더를 보유하고 있다 해도 모래알 조직력이라면 조직의 미래는 없다. 온갖 궂은일을 하며 탄탄하게 뒷받침해주는 역할은 서로 꺼려하고, 너도 나도 주인공이 되겠다는 사람들만 넘치는 조직이라면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팀은 개인보다 위대하다'



2016년, 병신(丙申)년이다. 이미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다른 의미의 병신이 되었다. 심지어 대한민국도 어리석은 리더와 허접한 조직력 때문에 병신이 되어가고 있다.

암울한 현실이다.


곧 다가오는 2017년 정유(丁酉)년에는 더 큰 변혁의 물줄기가 용트림을 할 것이다. 그 격렬함 속에 많은 구시대의 유물들이 휩쓸려 사라지면, 새로운 야생화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질긴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나는…… 우리는…… 야생화일까? 아니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YES, 긍정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