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 성장 분투기 3 - 전문 투자자란 어떤 힘의 소유자일까?
‘이런 빌어먹을~!’ 또다시 헛발질을 했다. 좀 비싼 듯했지만 장투 한번 해보겠다고 단단히 마음먹고 매수해서 애지중지하던 주식이었다. 꽤 오랫동안 매수가보다 한참 아래에서 놀길래 평단가 좀 조정해보겠다며 잠시 매도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다음날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른 숫자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해야 했다. 그것도 전날 미리 걸어놓은 매도가와 단 1불 차이로. ‘설마 이 금액까지야 오겠어’ 하는 섣부른 예측이 나은 참사다. 단 1불 때문에 수백여 불이 순식간에 날아가버렸던 날, 주린이는 하루 종일 가슴이 쓰렸다. 그로부터 연이어진 개발새발~!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전형적인 똥손으로 뒤범벅이 된 한주였다. (모르긴 해도 마가 낀 게 분명하다!!)
예측력
방송이나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에서는 전문가를 자청하는 이들이 대박 날 주식과 주가를 예측하는 것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이 예측에 성공했다는 주식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자화자찬을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측에 실패했거나 폭망한 주식 이름은 절대!!! 등장하지 않는다) 앞뒤 분간이 안 되는 주린이 입장에서는 이들이 추천해주는 유망주식이나 환상적인 주가 예측 수치에 혹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국내외 유명 증권회사에서 배포한 각종 리포트에 등장하는 추천 주식은 매수하면 당장이라도 상한가를 칠 것만 같다. 그런데 이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얼마나 스릴감 넘치는 롤러코스터를 타야 하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맹점이다. (나 역시 기약 없는 기다림과 변동성에 지쳐 내던져버렸던 주식이 꽤 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시간이 지난 후 대 폭발해 신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가슴 아픈 주식들도 있고, 깊고 깊은 수렁 속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주식들도 있다.) 게다가 투자 붐을 타고 새로 출판되는 각종 관련 서적에 등장하는 투자 유망 주식은 또 얼마나 많은지…… ‘아~! 이러다가 금방 벼락부자 되는 거 아냐?’ 가슴이 벌렁거리고 머리는 폭발할 지경이다.
그런데 버핏 할배가 찬물을 끼얹는다. “주식 예측가의 유일한 가치는 점쟁이를 멋지게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즉, 현명한 투자자는 주식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지어 레이달리오 아재는 더 뼈 때리는 말을 한다. 그의 저서 원칙(PRINCIPLES)에서 레이달리오는 “수정구슬(미래에 대한 예측)에 의존하는 사람은 유리가루(예측의 실패에 따른 고통)를 먹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우이 씨~! 괜스레 목이 칼칼해진다. 그렇다면 그 많은 예측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은 다 뭐지??)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으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특정 시점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는 말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렇게까지 고수들의 얘길 전했는데도, ‘아 놔! 난 그래도 예측할꼬야~!’ 이런 꼴통님들에게 데이비드 드레먼이 종지부를 찍어준다. 데이비드 드레먼은 그의 저서 ‘역발상 투자’에서 ‘투자자들이 인기 주식과 비인기 주식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한, 우리는 역발상 투자전략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괜히 시장이나 주가를 예측한답시고 깝죽대다가는 남의 호주머니만 채워주는 꼴이 된다는 뜻 일터. 무모하게 꼴값 떨지 말고 겸손해져야 할 것 같다. 뭐 나야 겸손을 논할 깜냥도 못되지만……
‘주식 투자는 겸손해야 한다’
이는 모든 투자의 대가들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하란 소리야?
“예측이 아니라 대응을 하라.”
이 또한 증권가에 널리 통용되는 격언이다.
분석력
투자를 잘하려면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을 보며 대응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특정 시점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예측’이 아니라 ‘분석’에 가깝다.
"주식 분석이란 거의 재미없고,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 챙겨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따라서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고 주식의 적정한 가치를 매기는 훈련을 충분히 쌓지 않는다면, 주식 투자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 랄프웬저
그렇다면 예측과 분석은 무엇이 다를까?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예측은 ‘앞으로 있을 일을 미리 헤아려 짐작하는 것’이고,
분석은 ‘복잡한 현상을 다양한 각도로 풀어서 논리적으로 해명하는 것’을 말한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도긴개긴, 즉 그놈이 그 놈일 수도 있다. 짧은 소견으로 예측이 개인적인 감? 내지 촉? 즉, 인간 본성과 육감에 조금 더 의지하는 쪽이라면 분석은 실제 현장에서 수집한 정보에 근거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의 의미가 강하지 않을까 싶다. 정교하게 짜여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에서 일반 대중들이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변화무쌍한 인간의 심리가 탐욕과 공포, 그리고 군중심리에 의해 뒤엉키고, 예상치 못한 수많은 변수들까지 뒤섞여 돌아가는 곳이 아니던가? 이런 전쟁터에서 예측은 별무소용이다. 거대한 시스템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우리의 목표는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며 오랫동안 시장에서 행복하게!! 살아남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되어야 한다.
‘투자는 예측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의 흐름에 따라 대응하면서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돈의 흐름을 보는 투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는 주식보다 더 큰 시장인 환율이나 금리를 바로미터로 삼고, 채권이나 부동산, 실물자산 등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판단을 내리는 투자를 말한다. 그런데 이 지구상에서 방대한 자료와 복잡다단한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서 정확한 결과까지 족집게처럼 뽑아낼 수 있는 능력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감히 말하지만 몇몇 대형 기관이나 전문가 집단이 아니라면 감히 엄두를 내기도 힘든 일이다.
그럼 정녕 방법은 없다는 말일까? 투자의 고수들은 '투자 시에는 반드시 자신의 기준과 원칙에 따라 움직이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기준이나 원칙이란 게 제대로 자리 잡혀 있을 리 만무한 초보투자자들에겐 언감생심이다) 어떤 이는 세계 1등 주식에 장기투자를 하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지수 평균을 추종하는 인덱스 주식을 적극 추천한다. 또 저 PER 종목을 찾아 가치투자를 권하는 이도 있다. 과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머리가 복잡해진다. 최근 어느 블로거가 자신의 투자 방식이라며, 예측이 아니라 철저히 정확한 기준과 원칙을 세워 놓고 이성적이고 기계적으로 매수와 매도를 하는 방법을 제시한 걸 본 적이 있다. 상당히 인상적이긴 했으나 이 또한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아닌 듯 하다. 결국 나의 결론은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어쭙잖은 예측 때문에 연이은 실수와 실패로 낙담한 한 주였다. 고통스럽지만 이 또한 주린이가 투자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이라 믿는다. 실수나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교훈을 가슴에 새겨 또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좀 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분석하는 힘을 키우고, 충분히 경험이 쌓이면 나만의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것이 가능해 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