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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Aug 10. 2016

휴가의 의미

저지르기 리스트

재충전의 시간이다. 

연이은 폭염에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일상으로부터 잠시 내려놓기. 우린 이를 휴가라 부른다.  

지난주부터 이번 주에 걸쳐 많은 이들이 여름휴가를 떠났거나 휴가 중에 있다. 또 몇몇은 아직 남아 있는 설렘을 부여잡고 뜨거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휴가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 템포 쉬어 간다’가 단연 첫째가 아닐까 싶다. 로봇이나 기계가 아닌 이상 적절한 휴식은 필수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이든, 놀이동산이든, 책 속이든,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 시간은 분명 엔도르핀을 부른다.


습관적으로 머물러 있던 환경에서 한발 벗어나 보면 새로운 시각과의 접점이 이루어지곤 한다. 일상에 함몰되어 그 동안 보지 못하던 단면이나 깨닫지 못하던 현상과 마주하는 '유레카'의 시간이다. 무엇보다 ‘기나긴 삶의 여정에서 잠시나마 현재의 위치나 상태를 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휴가가 주는 또 다른 의미가 아닐는지. 결국 휴가는 다시 힘차게 달리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과정.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방향성을 재확인한다. 


예전에 휴가에 임하는 회사 동료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10년동안 벌일 '저지르기 리스트'를 생각해 보라고 제안한 적이 있다. 흔히들 알고 있는 '버킷 리스트'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이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한발 물러서서 앞으로의 삶을 바라보고 계획하는 시간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만만치 않은 과제였음에도 많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었고, 추후에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리스트를 간단히 종합해보면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자격증 취득이나 어학, 스스로의 폭을 깊고 넓게 하기 위한 독서, 그리고 각종 운동과 뮤지컬, 그림 배우기, 요리, 제빵, 토이, 악기 등 자기 계발 관련 사항이 많았다. 금주나 금연 같은 희망사항을 쓴 이도 꽤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리스트에 쓸게 아니라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한다!!) 또 국내와 해외여행과 관련한 희망을 적어낸 사람도 다수였다. 집과 차를 사는 것을 비롯하여 미래의 사장님을 꿈꾸며 준비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모두 훌륭하다. 그리고 꼭 성공하길 기원한다.

인상 깊었던 리스트의 내용 중에는 ‘아동 결연을 통한 봉사활동’도 있었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눔으로 소외 계층을 돕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나 역시 부족한 능력이지만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글과 말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해 도움을 되고 싶다는 개인적인 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그 준비를 해가고 있는 중이다. 결국 '삶은 방향성의 문제'다. 


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인 ‘꿈의 시각화 법칙’에 해당한다. 

이제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막연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끝이 아니다. 꿈이 단지 꿈으로만 그치지 않고 실현 가능하기를 희망한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상으로 돌아와서 시간을 쪼개고, 계획을 세우며, 시스템을 만드는 노력 같은 것 말이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꿈이라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곳을, 어떤 방식으로 다녀올지를 고민해야 한다. ‘못 먹어도 고다’라는 식으로 무턱대고 질러만 두고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준비할 때, 꿈은 현실이 된다. 절실하면 이루어지는 법이다. 이것이 바로 ‘절실함의 법칙’이다.


분명한 것은 목표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삶을 대하는 자세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적극적으로 리스트를 채운 사람들, 즉 자신의 목표가 뚜렷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갈 자세가 되어 있다. 대체로 이런 사람들은 말과 행동에 자신감이 넘친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시간관리와 자기관리에 능한 사람들일 확률이 월등히 높다. 결국 이런 사람들이 조직이나 사회에서 리더가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저지르기의 방향은 자신이나 한정된 주변만을 가리키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나 역시 이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 자신을 넘어 다른 이들을 향할 수 있을 때 꿈은 더 간절해지고 그 가치는 배가되는 법'이다. 


“내가 저지르는 일이 뭔가 가치 있는 결과를 가져와서 모든 이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뒷받침할 때, 저지름은 저지른 자에게 최소한 보람이란 결과를 가져다 준다고 믿습니다.”


이는 어느 인생 선배님이 나의 저지르기에 대해 해주신 말씀이다. 궁극적인 삶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가리켜 주시는 듯 하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 준다. 진실로 감사한 말씀이다. 

비록 짧은 휴가 기간이지만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방향성을 점검하는 시간이 된다면 그 의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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