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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Oct 26. 2022

관찰, 글쓰기 하다 생긴 습관

글쓰기도 습관이라고 했던가? 그 글쓰기 재미에 한참 빠져있을 때 생긴 습관이 하나 있다. 주변 사물에 대한 관찰이 그것이다. 어쩌면 계속해서 글을 써내야 한다는 일종의 부담감이 끊임없이 나를 자극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시도 때도 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글감을 찾고자 주변을 두리번거리곤 했다.


그러다 보니 보잘것없는 조그만 현상 하나, 가벼운 몸놀림이나 뜻밖의 사건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대상에 호흡을 불어넣어 보려 했다. 물론 그 시도가 생명을 얻는 경우가 가끔 있기는 했다. 하지만 대부분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일쑤였다.


문득,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가 떠오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우리가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사물 하나, 행동 하나도 작은 관심과 사랑이 주어질 때, 비로소 그들은 의미를 갖고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 의미 있는 대상은 소소한 감정을 내게 전해준다. 그 소통의 장은 소박하지만 부지불식 내 삶에 스며들고 나의 공간을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그렇다고 해서 뭐 대단한 그 어떤 무엇을 찾는 것은 아니다. 소박한 기쁨을 전해 주는 의미 있는 대상과의 소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지도 모른다. 


세상은 정말 바쁘게 돌아간다. 그 수레바퀴 속에 하나의 소모품처럼 살고 있는 나 역시 바쁘다. 아니 바빠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나를 재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살아가며 겪게 되는 많은 소소한 일들이 어떤 이에게는 별 볼 일 없을지라도 어느 누구에게는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법이다. 


작은 사건 하나, 

무심코 지나치던 현상 하나, 

서툰 몸짓 하나,


그들이 의미의 틀 속에 단단히 자리를 잡고, 그 의미를 한 편의 글로 표현하는 과정은 그리 간단치는 않지만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닐까? 


오늘은 또 무엇이 나의 관찰 레이다에 잡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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