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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Jan 07. 2023

사자성어로 그려본 2023

2023년은 계묘년으로 검은색 토끼의 해다. 노력한 만큼 복이 들어온다는 해라고 한다.


해가 바뀌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 중 하나에 사자성어가 있다. 유행처럼, 또는 흥미 삼아 많은 단체나 기관, 유명인들이 너도나도 사자성어를 언급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한 해를 평가하고, 또 새해를 시작하는 의미에서 적절한 사자성어를 선정하는 것인데, 그냥 흘려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깊고 훌륭한 뜻이 담겨 있다. 충분히 마음에 새겨둘 만하지 않을까?


우선 2022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과이불개 過而不改’, ‘욕개미창 欲蓋彌彰’, ‘누란지위 累卵之危’, ‘이청득심 以聽得心’ 등이 있다. ‘과이불개 過而不改’는 ‘잘못하고도 안 고친다’, ‘욕개미창 欲蓋彌彰’은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이고, ‘누란지위 累卵之危’는 ‘여러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 ‘이청득심 以聽得心’은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를 의미한다.


이들 중 과반 이상을 득표한 2022년 대표 사자성어는 ‘과이불개 (過而不改)’라 한다. 이는 논어(위령공편)에 등장하는 말로,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고 한다’라는 뜻이다. 물론 이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대한민국의 정치권이 주 타깃이라고 하지만, 혹시 내 탓이 아닌 남 탓하기 급급했다면 우리들 누구에게나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혹시 나 자신은 이런 부분이 없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2023년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로는 ‘노적성해 露積成海’ (이슬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나 ‘우보천리 牛步千里’ (우직한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 ‘해현경장 解弦更張’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 등이 있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년 중소기업계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선정한 ‘금석위개 (金石爲開)’와도 같은 맥락이다. ‘금석위개’는 ‘정성이 쇠와 금을 뚫는다’라는 뜻으로 어려운 일도 굳은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경제 위기까지 닥쳐 어려운 2022년 한 해를 보낸 기업인들이 내년에는 굳은 의지로 위기를 견디고 성과를 거두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올해 경영 환경으로 ‘여리박빙 (如履薄氷)’이 선정되었다. 이는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고 위험하다'는 뜻이다.


사자성어는 시대를 반영한다. 따라서 앞에 열거된 사자성어들은 대내외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각오와 노력한 만큼 복이 들어온다는 계묘년의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기업에 몸을 담고 방향을 그리는 입장에 서있다 보니 나 역시 이에 대한 공감 지수가 높을 수밖에 없지 싶다.


시무식 준비를 하면서 여러 사자성어를 살펴보고, 회사를 위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보려 머리를 싸맸다. 장시간의 고민과 마지막 순간의 선별 과정을 통한 나의 선택은 토끼였다. 

내가 선정한 사자성어는 ‘교토삼굴 狡兎三窟’이었다.


‘교토삼굴’은 '현명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는 뜻으로 사기(史記) 맹상군열전(孟嘗君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완벽한 준비 뒤에는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오지 않음’을 비유한 말이기도 하다. 대내외 경제 상황이 아무리 엄혹하다 해도 만반의 준비와 가열찬 노력이 뒤따른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믿는다.


‘산토끼든 집토끼든 무조건 잡자.’

‘검은 토끼는 흰 토끼 든 가리지 말고 잡자’

그리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2023년을 만들어보자’


다만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심을 갖고 항시 깨어 있도록 해야겠다. 

2023년, 모두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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