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들어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딜레마란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을 가리킵니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의 상황을 의미하는 거지요.
‘범죄를 공모한 두 사람이 상대방의 증거를 폭로하게 만드는 죄수의 딜레마’, ‘한 조직에서 모든 이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한, 개인은 이기적인 행동에서 이득을 얻고 전체 조직은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된다는 사회적 딜레마’, ‘공공재의 딜레마’, ‘선장의 딜레마’…… 등등 다양한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최근 접했던 책 내용 중에 흥미로운 딜레마가 있어 여러분들과 공유해보려 합니다. 칸노 히로시라는 일본의 컨설턴트가 쓴 ‘승자의 경영’이란 책에는 ‘사업이 가진 두 가지 딜레마’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 딜레마는
‘다른 회사와 동일한 것 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만 계속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입니다. 이는 동질화에 따른 실패를 뜻합니다.
두 번째 딜레마는
‘다른 회사와 다른 것 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다른 것을 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입니다. 이는 이질화에 따른 실패를 의미합니다.
이런 논리라면 동질화를 하던 이질화를 하든 간에 사업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던 것을 계속해도 실패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도 실패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지 않나요? “이렇게 해도 망하고, 저렇게 해도 망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그럼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란 말이야?”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합니다. 아마도 이는 비즈니스를 장기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공급할 수 있는 제품, 차별화되지 못한 제품으로 성공하기는 실로 어렵습니다. 돈이 좀 된다 싶으면 너도 나도 시장에 뛰어들지요. 여러 경쟁업체가 동일 고객의 동일 니즈에 대응하다 보면 제품이나 서비스는 다 거기서 거기 수준이 되고, 결국은 가격 경쟁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출혈 경쟁이 계속되다 보면 어떤 업체도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금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나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는 업체부터 하나둘씩 도태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죽어가는 업체들이 일으키는 파장 때문에 시장이 난장판이 되는 상황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회사와 동일한 것 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만 계속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가정이 적용되는 사례라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고 새로운 것, 지금과 너무 다른 것을 시도하게 되면 경험이나 기술 부족으로 인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세운다 해도 시장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거나, 구매자가 충분하지 않다면 결국 사업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일뿐 아마도 이 세상의 모든 경영자들이 겪는 딜레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업이 가지고 있다는 이런 딜레마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개인적으로 크게 세 가지 정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뭐니 뭐니 해도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경쟁자보다 월등하게 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일 겁니다. 기본이 흔들리면 백약이 무효할 테니까요.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세분화된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적재적소에서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최상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를 혁신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남들이 하고 있지 않는 일, 보고 있지 못하는 것을 찾는 노력 역시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세 번째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데 그 어느 것 하나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이런 빌어먹을... 이게 또 딜레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