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 출신의 스포츠 스타들. 그들 중 요즘 상종가라면 단연 손흥민과 김하성을 손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들의 활약상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국뽕이 모락모락 피어남을 감출 수가 없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의 주장이다. 이번 시즌부터는 영국 토트넘 홋스퍼의 새 캡틴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골의 43%를 담당하던 팀의 주포이자 영혼의 단짝이라던 해리 케인이 이적하고, 감독을 비롯한 팀의 면면들이 새로워져 다소 어수선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 쉽지 않은 환경에서 세워진 팀의 방향은 ‘한두 선수에 의존하기보다 모든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면서 자신을 희생하고, 서로를 위하는 원팀 만들기’였다. 손흥민은 캡틴으로서 솔선수범하며 같은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함께 아우르는 아이디어와 행동으로 준비된 캡틴의 품격을 보여 주고 있다.
미국 샌디에고 파드레스에서는 김하성 선수가 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난다 긴다 하는 선수들이 다 모여 있다는 메이저리그에서 당당히 유격수 부분 골든 글러브 최종후보로 선정된 게 진출 2년 차인 지난해였다. 그런데 올해는 수비는 잘하는데 공격은 그저 그런 뭔가 좀 아쉬운 선수에 그치지 않고 수비와 공격을 모두 잘하는 선수로 진일보했다. 한마디로 공수겸장, 잘 치고, 잘 뛰고, 수비까지 잘하는 5툴 플레이어, 게다가 끊임없이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는 열정만렙 선수로 평가받는다. 뛰다가 헬멧이 벗겨지는 일상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이렇게 열심히 뛰면서, 잘하기까지 하면 어떤 동료나 팬이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두 선수가 우리에게 전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나는 그 키워드로 ‘워크에식’을 꼽고 싶다.
워크에식(Work ethic)이란 일 또는 직업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직업윤리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단순히 도덕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일에 대한 전반적인 가치관, 생각, 성실성, 노력 등을 포괄적으로 함축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의 경우, 성실한 훈련, 철저한 자기 관리, 동료들과의 원만한 관계 등이 꼽을 수 있다.
워크에식은 스포츠 선수만이 아니라 나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해당한다. 그렇다면 직장생활에서 워크에식의 예로 어떤 것이 있을까? 그중 몇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 출퇴근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근면성.
- 업무시간 중에는 한눈팔지 않고 최선을 다해 집중하는 성실성.
-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해 내고자 하는 열망과 노력, 그리고 끝까지 잘 마무리하려는 책임감.
- 스스로의 시간이나 돈을 투입해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프로페셔널 한 자세.
- 밝은 웃음과 인사성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드는 역할 역시 바람직한 워크에식을 가진 사람의 특성이 아닐까 싶다.
이를 뒤집어 보면, 기본적인 예의범절을 제대로 익히지 않았거나, 정해진 규율도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업무를 대하는 방식에서도 성실함이나 책임감을 찾아보기 힘들고, 스스로와 주변을 관리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워크에식이 부족한 사람이란 평가를 듣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일일이 말을 하고 지적질을 해야 바뀌는 사람도 있지만, 심지어 그렇게 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 사람도 있다.
올바른 워크에식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은 잘 나갈 수밖에 없다. 특히 각 팀 리더의 워크에식이 뛰어나다면 조직원들의 태도도 덩달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잘못된 워크에식을 가진 사람은 쉽게 주변을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를 통해 바꿔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함께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에게 워크에식이란 인격이다.'
그 속에는 삶을 대하는 자세나 태도가 녹아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워크에식을 통해 우리는 그 사람의 인격이나 인간성을 옅볼 수 있다. 워크에식은 나이나 경력, 지위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스스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면 주변의 그 어느 누구로부터도 높은 점수를 기대하지 말자.
사람이 내리는 판단이란 대체로 거기서 거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