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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Oct 12. 2023

아시안 게임 단상

중국 항저우에서 열렸던 아시안 게임이 열전 끝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스포츠의 세계는 이변의 연속입니다. 당연할 것으로 여겼던 메달의 색깔이 순식간에 바뀌거나 아예 노메달로 사라지기도 하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 선전이 이어져 뜻밖의 낭보를 전해오기도 합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전의 성과에 취해 방심했다가 보기 좋게 나가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고, 우물 안 개구리 같던 팀과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졸전을 거듭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습니다. 심지어 섣부른 승리 세리머니를 하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뀌는 드라마 같은 상황도 등장했지요. 


한때 아시아에서 강팀으로 인정받던 배구처럼 남녀 모두 완벽하게 몰락한 종목도 있었고, 턱걸이하듯 동메달 하나를 건진 복싱이나 동메달 두 개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한 레슬링은 대한민국의 메달 밭으로 간주되었던 종목들입니다. 전통적인 강세종목인 양궁, 펜싱, 사격, 배드민턴, 탁구, 태권도, 골프에서는 대표선수들이 여전한 활약으로 다수의 메달을 수확하여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지요. 특히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수영과 e스포츠 종목에서는 젊은 세대들의 당찬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잘한 이들은 잘한 대로, 잘못한 이들은 잘못한 대로, 많은 생각과 여운이 남깁니다. 실패와 실수를 통해 배움을 얻은 이들은 더 열심히 스스로를 담금질을 하여 다시 도전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쓸쓸히 무대 뒤로 사라지겠지요. 또 목표를 달성한 이는 더 높은 목표를 세워 도전할 겁니다.


그동안 우리는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가는 모습을 보며 한껏 국뽕에도 취해보고, 함께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 결과를 내려놓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를 생각해 봅니다. 


혹시 여러분은 이번 아시안 게임을 통해 느낀 점이 있습니까?


저는 세 가지가 떠오릅니다. 


첫째는, ‘겸손해야 한다’입니다. 

이 세상에는 날고 기는 이가 수두룩합니다. 동네에서 볼 좀 찬다고, 돌주먹이라고, 또는 물장구 좀 친다고 한들 그 수준이 어디까지 가겠습니까? 굳이 스포츠 분야만이 아니더라도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실력이 따라야 할지…… 그래서 겸손해야 합니다. 


둘째는, ‘세상에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큰 허점을 가지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당연함이란 과도한 자신감 내지 자만일 수도 있으니까요. 모두들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치열한 환경에서 이는 실패와 폭망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셋째는, ‘반드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입니다.

배구처럼 황금시대의 은퇴 이후 뒤를 이을 유망 선수나 후계자를 제때 발굴하여 키워내지 못하면 처참한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비인기 종목의 경우, 명맥을 이을 후계자가 등장하지 않아 세대교체를 하지 못하다 보니,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해 적절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은 비단 스포츠 분야만이 아닐 겁니다. 기업이나 국가의 상황 역시 하나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항시 마음에 새기고 노력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네요.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한해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4사 분기 마무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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