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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Dec 11. 2023

잘 쉬는 것도 능력이다

‘잘 쉬는 것도 능력이다’


주말 한가한 오후. 소파에 늘어져 있다 뜬금없이 든 생각이다. 아마도 그것은 내 마음 한켠에 ‘귀중한 주말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보내도 될까?’ 하는 불안함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주 내내 열심히 달리다 금요일 무렵이면 ‘살짝 지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때, 다가올 주말에 대한 기대감과 곧 쉴 수 있다는 안도감은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 준다.


기대에 차 맞이한 주말에는 다종다양한 레퍼토리가 펼쳐진다. 이른바 ‘쉼 레퍼토리’다. 대상, 방법, 강도, 규칙적, 변칙적, 무계획적, 계획적…… 물론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선택의 폭이 좁아지거나 변수가 발생할 때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쉴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기를 쓴다. 때론 ‘쉬기 위해 또 다른 일을 벌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몸과 정신이 완전히 이완되어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

 

이는 우리가 쉼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다. 쉬는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간이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 셈이다. 물론 오류가 생길 때도 있다. 가끔씩 잘못된 쉼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주말이 되면 미리 정해 놓은 레퍼토리에 따라 쉼 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몰아붙여야 직성이 풀리고, 그래야 제대로 주말을 보낸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때 내가 그랬다. 정도가 좀 지나치면 일종의 강박증세까지 보인다. ‘분명 쉬었는데 쉰 것 같지 않다’나 ‘쉼이 가장 필요한 시간은 쉬고 돌아온 바로 그 순간’은 이런 사람들에게 어울릴 법하다.


특별히 레퍼토리를 정해놓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자거나 먹거나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린다. 또 종일 TV나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사실 쉰다고는 하지만, 끊임없이 TV채널서핑이나 웹서핑을 하거나 스마트폰에 매달려 있다면 이 또한 진정한 쉼이라 할 수 없다. 이런 행위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함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뭘 어떻게 해야 잘 쉬는 것일까?

아래는 어느 심리상담사의 글에 등장하는 ‘심리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휴식 리스트’이다.


 충분한 잠: 잠이 너무 부족한 상태라면 개운해질 때까지 충분히 자요.

 여행: 마음먹고 가야 하는 거창한 여행 말고, 가볍게 떠나보아요.

 맛있는 음식: 아주 맛있는 걸 먹어요. 하지만 술은 고민하고 선택해요.

 걷기: 그냥 좀 걸어볼까요?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꽃도 봐요.

 멍때리기: 자꾸 멍 때리게 된다면, 과부하가 걸렸던 뇌가 쉬는 중이니 잠시 그렇게 두어요.

 마음 나누기: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고, 들어줄 사람도 있다면 망설이지 말아요.

 혼자만의 시간: 소중한 인연이어도 너무 힘들 땐 버거울 수 있어요. 그럴 땐 잠시 양해를 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요.

 디지털 디톡스: 계속 업무 연락이 오늘 핸드폰, 이메일과 잠시 멀어져요.


혹시 여러분이 이중에 선택하고 싶은 항목이 있으신가? 그게 운동이던, 잠이던, 밀린 일이던, 취미생활이던…… 그건 그리 중요치 않은 것 같다. 만약 나에게 어울리는 게 있다면 골고루 잘 섞어서 활용해 보시길 바란다.


한 가지 팁을 더 드린다면, 전문가들이 언급한 아래 조언이다.

“완전히 쉬고 싶으면 자신이 무슨 일을 할 때 생각이 단순해지고 몸의 근육이 이완되며 심장이 안정되고 호흡이 편안해지는지 파악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대체로 내 업무와 전혀 다른 일이 도움이 된다”.


특히 평상시에 잘 쓰지 않는 뇌나 근육을 활용하기를 추천한단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서 주로 머리를 사용해서 일을 하는 사람은 몸을 쓰는 운동이 적합하고, 몸을 주로 사용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머리를 쓰는 독서나 글쓰기 같은 행위가 도움이 된다는 식이다. 또 주로 우뇌를 사용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 좌뇌를 사용하는 일을 하거나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집중적으로 쓰는 운동을 하는 것도 비슷한 이치인 듯싶다.


만약 여유시간이 많지 않고 짧은 시간 동안 이완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땐 호흡과 근육 이완만으로도 얼마든지 긴장을 낮추고, 쉼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작은 쉼만으로도 기억력과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니 우리 기억 한켠에 채워두면 언젠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여러분, 잘 쉽시다.

일할 때는 확실히~! 쉴 땐 더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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