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느 유명 매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거대한 화강암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신조(Our Policy)
Rule 1. The customer is always right.
(고객은 언제나 옳다)
Rule 2. If the customer is ever wrong, reread rule 1.
(만약 고객이 옳지 않다면 규칙 1을 다시 기억하라)
그래서 결론은 뭐란 말인가요? 맞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간에 ‘고객은 언제나 옳다’입니다.
그래서, 고객이 항상 옳던가요?
저에게 솔직한 생각을 묻는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추측하건 데 많은 분들이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전제에 100% 동의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닌가요? 그렇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이 이야기를 왜 꺼냈을까요?
어떤 사람은 '고객도 고객다워야 한다'라고 말을 합니다. 즉, 이 말은 ‘고객도 고객답게 행동해야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라는 의미이겠지요. 물론 고객 중에는 훌륭한 인성과 가치관을 갖춘 고객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갑질 행태를 보이는 저질 고객을 만날 확률도 만만치 않지요. 그렇다면 ‘고객다운 고객’이란 어떤 고객을 말하는 걸까요?
공급자의 설명해 주는 말이라면 무조건 신뢰하는 고객?
공급자가 주는 대로 군소리 없이 감사히 받는 고객?
서비스나 제품 하자를 포함해서 일체의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 고객?
혹시 이런 고객을 말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이건 어떻습니까?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고객입니까?”
우리는 각기 다른 조직을 구성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공급합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또 다른 누군가의 고객이기도 합니다. 의식주를 비롯하여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해 주는 이에게 우리는 고객인 셈이지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만약 자신이 원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나요? 사람마다 성격이 모두 다르므로 해결 방식도 각양각색이 아닐까 싶습니다.
버럭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질책하는 고객일 수도 있고, 조근조근 논리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찾는 고객 일수도 있습니다. 그도 아니면 '에잇! 똥 밟았다', '그냥 재수 없다'라고 생각하고는 조용히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고객이 되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겠네요.
이처럼 스스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답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두에서 ‘고객은 언제나 옳다’는 말을 했습니다.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선을 살짝 바꿔 전제를 달리하여 생각하면 전혀 다른 답이 나옵니다.
즉, 고객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를 놓아 보는 겁니다. 고객은 옳고 그름으로 나누는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고객은 우리가 생존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이자, 함께 하는 파트너입니다. 결국 고객이 잘 되어야 궁극적으로 나도, 우리도 잘 되는 겁니다. 서로의 호흡을 맞춰 함께 걸어가고, 뛰어가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파트너가 되었을 때 비로소 신뢰가 싹틀 수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그 과정에 있는 어느 한 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책임을 등한시하는 순간 불량이 납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고객은 신뢰를 접고 떠나가 버리고, 한번 떠나간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는 모든 과정들이 다 중요하며, 어느 하나도 허투루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고객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우리의 성공도 보장된다는 것은 팩트입니다.
그래서 '고객은 언제나 옳다'라고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