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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셀프입니다.

내 감정은 내가 치웁시다

by 달공원

“감정은 셀프입니다.”

아침 조회 주제다.


회사에서, 친구 사이에서, 가족 안에서도 우리는 늘 누군가와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함께한다는 건, 생각보다 자주 부딪힌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직과 일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협업의 방식도 훨씬 다양해졌다.
회의하고, 협의하고, 대화하고. 그렇게 함께 일하다 보면 어느새 목소리가 높아지고, 말꼬리를 물고, 결국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들이 찾아오곤 한다.


감정의 무단 투기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유난히 목소리를 키우는 행동은 심리학적으로 '관심 욕구'와 연관이 깊다고 한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 상대보다 우위에 서고 싶은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논리로 풀어야 할 자리를, 감정으로 덮어버릴 때, 결국 논리는 죽고 감정만 남는다.


그리고 이건 당사자들만의 일이 아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자기 일에 열중하던 동료들이, 원치 않게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버린다.

그 쓰레기통은 쉽게 넘쳐흐르고, 그 감정 오물은 회의실 한 구석, 사무실 책상 위, 현장 곳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걸 누가 치울까?
화를 내고 감정을 쏟아낸 당사자들이?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일인데 대부분 그렇지 않다.
결국 주변 사람들이, 조직이, 회사가 뒤집어쓰게 된다.


"내 감정은 내가 책임지는 것"

감정은 원래 내 안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꺼내어, 허락도 없이 다른 사람의 귀에 마구 내다 버린다.

"내가 이만큼 불편해."

"내가 이만큼 화났어."

"나는 네가 잘못했다고 생각해."

이런 감정의 찌꺼기들이 소리로, 표정으로, 말꼬리로 사방팔방으로 마구 날아간다.

그러는 사이, 일은 사라지고 감정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동료들은 과연 어떤 마음일까?

"우리 편 잘해라", "누구누구 이겨라"라고 응원하고 있을까?

아니면, "또 시작이네"라며 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을까?


이건 정말 불필요한 감정의 전염병이다.
무심코 툭 던진 한 마디, 배려 없는 말투와 표정, 말꼬리 잡기.
이 작은 파편들이 누군가의 하루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오늘, 이 말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점심은 함께, 감정은 셀프."
이게 오늘의 사내 공식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첫째, 내가 맞다는 마음이 너무 앞설 때이다.
"내가 맞아. 네가 틀렸어." 이 마음이 앞서면 말을 멈출 수 없게 된다. 결국 말은 꼬리를 물고, 끝나지 않는다.


둘째, 과거를 끌어오는 습관이다.
회의나 대화는 현재를 위한 시간인데, "너 그때도 그랬잖아"라는 말이 튀어나오면, 그건 회의나 대화가 아니라 감정 청산소가 된다.


셋째, 양보할 마음이 없을 때이다.
이기는 게 목표가 되는 순간, 대화는 절대 끝나지 않는다.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일의 본질은 점점 멀어진다.



회의와 대화는 소리의 크기를 겨루는 곳이 아니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것. 그게 진짜 회의와 대화의 승자다.


누구도 당신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감정은 '셀프 서비스'다.


내가 느끼는 감정, 내가 던진 말, 내가 만든 분위기. 모두 내 책임이다.

이걸 현대 심리학에서는 '감정 책임'이라고 부른다.


내 감정은 내가 정리하는 조직.
내 말은 줄이고, 상대방 말은 들어주는 조직.
다름을 인정하는 조직.
논리로 싸우고, 끝나면 함께 웃으며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조직.

이런 회사, 누가 대신 만들어주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 문구를 기억하자.

"감정은 셀프입니다."

혹시라도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면,
이 구역은 ‘감정 셀프 존'이라는 것을 꼭 잊지 말자.

감정은 '셀프 정리, 셀프 회수, 셀프 처리.'


오늘도 소리 대신, 논리로 일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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