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라비언의 법칙 [The Law of Mehrabian]에 따르면~
아침에 눈을 뜨고 내가 가야 할 곳이 있다는,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또 혹시 지금의 내 자리가 없어져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을 수도 있다는 현실이나 생각에 고민해 본 적은 없는가?
우리네 삶 속에서 회사 또는 조직이라는 테두리가 가진 의미는 상당히 크다. 일생동안 상당 시간을 회사원 또는 조직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살아야 하는 숙명을 가진 우리들이라면 말이다. 때로는 피곤과 짜증, 또는 다른 구성원과의 갈등 등등 각기 다른 이유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생활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소속감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선택된 자들의 행복이 아닐까? 자의반 타의 반으로 조직의 일원이 되지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니까 말이다.
회사나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항상 웃는 얼굴을 한 유쾌한 사람, 유머감각이 넘쳐 주위를 밝게 만드는 사람, 다정다감한 어투로 말하는 겸손한 사람, 자신감이 넘치고 미래 지향적인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이와는 반대로 짜증스러움이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듯한 사람, 목소리 톤이 높고 화난 얼굴만 기억나는 사람, 입만 열면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는 사람, 부정적인 답이 주를 이루는 사람, 늘 변명을 앞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당신은 어느 부류에 속하는 사람인가?)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바탕으로 그 사람을 판단한다. 즉,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방법이 어떠한가에 따라 나의 태도나 감정이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것이고, 이는 나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앨버트 매러비안 (AlbertMeharbian) 교수가 그의 저서 Silent Messages에서 주장한 메라비언의 법칙 [The Law of Mehrabian] 에 따르면,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에 이른다"
고 한다.
다시 말해서, 외모나 제스처 등의 시각적 요소가 55%, 음성이나 어투 등의 청각적 요소가 38%, 말의 내용인 언어적 요소가 7%의 영향력을 갖는다는 뜻이다. 이는 비언어적 요소가 언어적 요소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걸 의미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회사 또는 조직 생활이다. 이럴 때 평상시 말하고 행동하는 법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 (조금 과장해서) 회사생활이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회사어로 말하라’의 저자는 LG U+라는 조직에서 법인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범준이라는 회사원이다. 16년 직장생활 경험과 2년 동안 100명이 넘는 기업의 임원진, 사원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모아 펴낸 책이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이 책의 장점은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꼭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알려주고,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회사를 사용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정리해서 그런지 쉽고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저자는 ‘회사어’로 10가지 언어를 제시했다. 잠깐 목차를 살펴보면,
Lesson 1 긍정어 : 회사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일단, 무조건, 긍정으로 말하라
Lesson 2 세심어 : 회사에 사소한 일 따위는 없다
Lesson 3 겸손이 : 회사가 말을 하고 있다면 절대로 중간에 끼어들지 마라
Lesson 4 음성어 :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로 보고하거나 변명하지 마라
Lesson 5 조심어 : 사생활 등 확인되지 않은 모든 것은 섣불리 짐작하여 말하지 마라
Lesson 6 순차어 : 회사의 직속 상사를 건너뛰고 '상사의 상사'에게 직접 말하지 마라
Lesson 7 정치어 : "정치로 출세하는 사람들을 혐오해" 대신 정치에 최선을 다한다고 말하라
Lesson 8 유의어 : 회사가 놀기를 원할 때 빼지 말고 적극적으로 놀겠다고 나서라
Lesson 9 공감어 : 회사의 고민과 불안을 함께 느끼고 해결하겠다고 말하라
Lesson 10 비전어 : 당신의 말에 회사의 비전을 가득 담아라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속마음은 그게 아닌데……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잘못하는 바람에 관계가 소원해지고 어쩌다 보니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인간관계도 셀 수 없이 많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회사/조직생활에서 이러한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입사 초기에 문제아 내지 꼴통으로 찍히거나 조직의 상사와의 관계가 틀어지기라도 하면 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기간 내내 고단한 시간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한번 머리에 박힌 사람의 선입견은 쉽게 바뀌지도 않을 뿐더러 그걸 바꾸려면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제가 ‘성공하는 1% 직장인을 위한 회사 생존 매뉴얼’이라고 했다. 조금 과해 보일지도 모를 기준이지만 성공의 비율이 겨우 1%라는 사실은 우리의 말과 행동의 역할이 어떠한 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기타 여러 공동체에서 내가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는가는 결국 나의 말과 행동에 달려 있음이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세상 이치처럼 항상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제대로 말하고 제대로 행동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