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공원 Aug 31. 2016

운(運)은 준비된 자의 것이다

‘정신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문구다.

불안정한 브라질의 정치와 경제 상황, 치안부재, 테러 위협, 지카 바이러스 문제 등등. 애초의 걱정했던 수많은 우려를 뒤로 하고 대회는 큰 탈없이 마무리가 된 듯하다. 게다가 적은 예산으로 브라질 특유의 아름다움도 살려 내어 호평을 받았다.


17일간의 열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의 주인공들은 단연 국가대표선수들이다. 자신의 나라를 가슴에 품고 최선을 다했던 선수들. 이제 영광과 아쉬움의 순간을 간직한 채 원래 자리로 돌아가 또 다른 인생 스토리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그들 중에는 4년 뒤를 기약하며 절치부심하는 이들도, 또 인생의 전환점에 서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 모두에게 행운과 건투를 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한민국 경기와 선수를 꼽는다면 골프의 박인비와 펜싱의 박상영 선수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리라. “할 수 있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기적 같은 박상영 선수의 마지막 결승 경기. 그리고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달성하는 박인비 선수의 금메달 퍼트를 생방송으로 보아서인지 더더욱 깊게 여운이 남았다.


특히, ‘삼척바다수영대회’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접한 박인비 선수의 골프 마지막 라운드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서울-인천-삼척을 왕복하는 먼 나들이 길에 많이 지쳐 있었지만 차마 단잠에 빠져 들 수가 없었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한 샷 한 샷 끝까지 박선수의 스윙과 공의 궤적을 좇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빛을 발하는 박인비 선수의 무표정한 모습.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닉네임답게 철저히 포커페이스로 일관하는 그녀에게서 전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강렬한 카리스마… 그녀는 이미 기(氣) 싸움에서 상대를 완벽히 제압했던 것이다.


그녀가 누구던가? 역대 최연소(27세 10개월 28일), 25번째로 LPGA 투어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입회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딸이다. 게다가 지난번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는 이번에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선수로 역사에 한 점을 찍었다. 


박인비 선수의 쾌거가 더 감동적인 이유는 그 과정에서 벌어진 난관과 시련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허리와 손가락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인한 연이은 부진. 그로 인한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과 비난까지도 오롯이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스스로를 믿었다. ‘통증은 없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엄청난 집중력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자신의 골프 인생을 걸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최선을 다해 우승한 후 마침내 내뱉은 그녀의 일갈. 


“몸을 많이 혹사시켰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완벽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몸에 남은 에너지가 없는 기분...” 


이 말은 그녀의 무서운 집중력과 강인한 멘탈을 미루어 짐작하게 해준다.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는 말도 떠올리게 한다. 기자회견에서 골프라는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정신력 50%, 테크닉 30%, 창의력 15%’라고 밝혔듯이, ‘정신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올림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자리다. 그중에는 압도적인 실력의 선수도 있지만 대부분 선수들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 할 정도로 비슷하다. 이런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못 따고는 차선의 문제다. 그러므로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으니 다들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다. 다만 어떤 이에게는 승자에 걸맞은 실력과 약간의 운이 더해져 메달의 영광이 더해진 것이라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오죽하면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내려준다'라는 말이 있을까?


‘기운(氣運)’. 여기서 ‘기(氣)’는 에너지다. 에너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좋은 ‘운(運)’이 올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운(運)’이란 어디서 난데없이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운이 나쁜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도 있듯이 ‘운빨’의 위력은 상당하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운(運)’, 즉 재수가 좋고 싶으면 치열한 노력과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야 한다. 


‘기(氣)’와 ‘운(運)’이 제대로 운행을 하려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깨닫는 것이 우선이다. 부족한 부분은 철저히 보완, 단련하고, 지나친 부분은 절제와 조절을 통해 균형을 잡아가면 각자가 가진 ‘기운(氣運)’은 더욱 강력해진다. 처음 오행을 접했을 때, “기(氣)가 센 사람들은 허공 중에 날아다니는 좋은 운(運)도 끌어당겨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배웠던 기억이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기(氣)가 약한 사람은 나에게 온 좋은 운(運)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날려 버린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운(運)은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법이다’.


그러니 눈을 크게 뜨고 준비를 잘하자. 

나에게 다가온 행운이 날 두고 스쳐 지나가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자’.

매거진의 이전글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