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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Oct 03. 2016

무대뽀 무대뽀 정신!

목(木) 과다와 작심삼일

도망치지  말아라. 이 비열한  겁쟁이들아.  이 기사님께서 너희들을  대적하러   왔노라.


기라성 같은 무대뽀 인물 중에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가 있다. 무대뽀 꼴통에다 대책 없는 이상주의자인 돈키호테는 1605년 스페인에서 태어났다. (물론 책 속의 주인공으로서다) 그의 아버지,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에스파냐의 작가로 거의 환갑이 다된 57세의 나이(1547년생)에 돈키호테를 세상에 탄생시켰다. 소위 늦둥이 자식인 셈이다. 


대체로 목인(木人)들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활동적이고 의욕이 넘친다. 그런데 이게 지나치면 앞뒤를 재지 않고 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 무대뽀 성격의 꼴통으로 진화한다. 즉, 무대뽀 정신은 목기운(도전력)과 화기운(열정력)이 과다일 때 부작용처럼 나타나는 성격이다. 비현실적이고 무모한 도전을 일삼는 이상주의자의 전형이기도 하다. 극도에 이르면 과대망상 증세로 이어지기도 한다. 돈키호테가 그 예다. 돈키호테는 책을 보며 상상했던 기사의 세계에 빠져 풍차를 향해 돌진하고, 불의를 보면 거침없이 칼을 뽑아 드는 좌충우돌 캐릭터다. 오로지 자신만이 세상을 정의롭게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그런데 세상일이 어디 우리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던가? 현실을 무시하고 꿈만 먹고살 수는 없는 노릇. 현실성이 확연히 떨어지는 꿈과 비전은 그냥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 꿈과 비전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 이걸 깨닫지 못하면 몽상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되지도 않을 꿈은 진작에 깨는 게 현명하다. 잘 성장하려면 꿈도 제대로 꿔야 하고, 비전도 제대로 세울 줄 알아야 한다.


이처럼 목기운이 넘치면 자존심도 세고 자기주장도 강해서 좀처럼 굽히려 들지 않는다.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심이 되는 법. 자만심이 지나치다는 건 한마디로 눈에 뵈는 게 없단 소리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보면 앞뒤 가리지 못하고 설쳐대는 사람들이 꼭 있다. 이런 친구들은 위아래도 없고, 한마디로 똥오줌을 못 가린다. 남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의욕만 넘쳐서는 마구잡이 식으로 일을 벌여댄다. 그런데 세상일이 모두 내 맘 같던가? 술술 풀리면 좋으련만 이게 여의치가 않다. 그러다 보니 적당하게 급 마무리하거나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진행하다만 일들이 주변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다면 바로 목 과다의 병폐다. 용두사미의 전형적인 표본인 셈이다.


‘시작은 거창한데 매번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거나 ‘작심삼일’이 반복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변죽만 울리고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요란한 빈 깡통으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 또한 반복된 실패와 좌절이 습관처럼 굳어질 수도 있다. 이런 목 과다인 사람에게는 적절한 타이밍에 맺고 끊기를 확실히 하는 정리와 조절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시작한 일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작심삼일 방지법


목기운이 넘치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대표적 사자성어가 바로‘작심삼일’이다. 그렇다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일단 작은 일, 만만한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목기운이 강하면 일단 시작은 잘한다. 문제는 치밀하지 않게 마구잡이 식으로 일을 벌인다는 데 있다. 또 처음부터 너무 거창한 목표나 달성하기 힘든 과제를 앞세우는 것도 문제다. 시작은 창대 하나 제대로 된 결과를 보지 못하고 지쳐 나가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핵심은 '아주 쉬운 것, 만만한 것부터 도전하는 것'이다.   

일단 목표가 섰으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아주 잘게 나눈다. 년, 월, 주, 나아가서 하루의 실행목표와 과제를 촘촘히 설정하라. 그리고 매일매일 그 작은 과제를 달성하는데 집중하라. 일단 발동이 걸리면 그걸 계기로 자동적으로 행동을 지속하게 되는데 이를 ‘작동 흥분 이론 (Work Excitement Theory)’라고 한다. 아주 작은 것, 별 볼 일 없는 목표라 해도 결과를 끌어내는데 익숙해지면 자신감이 한층 높아진다. 깨알 같은 성공의 맛을 들여보라. 이거 은근히 중독된다. 


둘째, 시스템이다. 


애초 세운 목표 궤도를 벗어나지 않으려면 '나아갈 과정과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실행력에 더해 약간(?)의 인내력이 양념처럼 따라줘야 한다. 평소 내 눈에 잘 띄는 곳에 목표와 세부 과정을 붙여 두라. 수시로 기록하고 현재 상태 체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와 같은 방식은 잠깐 궤도를 벗어났다 해도 곧바로 정상적인 항로 복귀를 가능하게 해준다.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게 해서 행동을 수정하는 기법을 ‘자기감찰 기법 (Self-Monitoring Technique)’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법을 통해 나의 행동과 그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시스템은 나 자신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 주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데 기본 바탕이 되어준다.


셋째, 자신의 목표를 주변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떠벌리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면 끝까지 그 생각을 지키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공개 선언 효과 (Public Commitment Effect)’라고 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사고의 인식체계 상 말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든지 타인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싶은 사람은 없다. 마치 양치기 소년처럼 자신이 한 말을 거듭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허풍쟁이나 무책임한 사람,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이미 공개 한나의 말이나 글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도중에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주변인들의 도움이나 격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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