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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자

'소통력' - 막히지 않고 서로 통하는 능력

by 달공원

살다 보면 문득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나?’ 하는 고민이 들 때가 있다.

분명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은 같은데,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일까?’하는 뭉글대는 의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곤 한다. 엄습해오는 불안감과 가슴을 꽉 메우는 답답함에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 문득 고개를 들어,


앞을 본다. ‘누구 없나?‘ 나를 이끌어주는 이.

옆을 본다. ‘누구 없나?’ 나와 함께 해주는 이,

뒤를 본다. ‘누구 없나?’ 나를 든든히 받쳐주는 이,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다. 물론 한번밖에 기회가 없으니 마지막 인생이기도 하다. 처음 가는 길에 무슨 답이 있고, 정해진 길이 있을까? 그냥 걸어가는 대로 길이 되고 답이 되는 것을. 그래도 허무한 실수를 줄이고, 조화로운 삶으로 만들어 가려면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끊임없이 길을 묻다’가 그것이다.

어쩌면 ‘길 위에서 길을 묻다’가 오히려 더 적합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변화무쌍한 패러다임이 난무하는 복잡다단해진 세상이다. 그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물론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내에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는 없다. 이럴 때는 시행착오나 목표를 두고 빙빙 돌아가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서 성공의 길과 가까워지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된다.


'막히지 않고 서로 통하는 능력', 이른바 ‘소통력’이다. 영어 communication은 ‘com’-‘함께’와 ‘munico’-‘공유하다’의 합성어다. 즉, 소통력은 나와 함께 하는 어떤 상대방과 공유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사람이 완벽하다면 독불장군처럼 살면 된다. 혼자서 말이다. 타인과의 교감? 그건 무의미하다. 하지만 완벽한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왕왕히 실체 없는 불안감이 뒷덜미를 서늘하게 조여 오곤 한다. 잘 나가는가 싶다가도 한 순간 삐끗해서 자빠지고 깨어지기 일쑤다. 어떤 경우는 아득한 천 길 낭떠러지 끝에 몰리기도 하고, 깊은 나락에 빠지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대체 내가 지금 가는 길이 맞기는 한 것인지, 집중하고 있는 일이 혹여 뻘짓은 아닌지, 걱정과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다. 그만큼 바른 길 찾기가 어렵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인간의 오행(목, 화, 토, 금, 수)이 각각 두 개씩이라면 완벽한 10자가 된다. 그런데 공평하게도 누구나 두 개가 부족하다. 그래서 ‘사람 팔자가 시간문제’라고들 한다. 항상 한쪽 다리가 짧은 듯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대는 이유기도 하다. 만약 여덟 개의 오행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넘치거나, 부족하거나 하면 어지간한 내공이 아니면 인생의 조화를 이루어 나가기가 더 어렵다.


특히 일단 머리부터 들이밀고 부딪치는 스타일에게는 이런 문제가 더욱 도드라진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구 달려가다 보면 어느새 막다른 외통수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안되면 또 도전하면 되지!’ 말은 그리 하지만 솔직이 기운이 빠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 또한 몇 번 반복되면 어느 순간부터 도전정신과 열정은 슬그머니 꽁지를 내린다. 또 실패가 반복되면 습관처럼 굳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도전정신도 좋지만 시행착오를 줄이는 현명함 역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타인의 말에 오락가락하지 않고,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갖는 것은 분명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쳐 옹고집이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내가 가진 지혜나 능력이 부족함에도 앞만 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라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지혜와 능력을 전수받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귀찮아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 입을 열어 적극 묻고, 귀와 마음을 열어 힘껏 듣기를 게을리하지 말자.


잘잘잘’ 하면 유연해진다.답을 찾는 사람은 묻는 사람이며, 듣는 사람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같이 가면 멀리 간다’고 했던가?

어쩌면 같이 가면 멀리 갈 뿐만 아니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니 결국은 더 빨리 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길 위에서 길을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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