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을 얻는 힘
“지금 주어진 일에 모든 생각을 집중하라. 햇빛은 초점을 맞출 때까지 절대로 종이를 태우지 못한다”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한 말이다. 집중이란 어느 한 곳에 모든 주의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는 집중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성과와 효율을 높이는 데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성과란 투자한 시간과 집중력의 합산이기 때문이다. 검색지수 50 (Data Lab)처럼 집중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다. 누구나 높은 능력치를 갖기를 희망하는 힘이기도 하다
‘집중력’이란 ‘마음이나 주의를 오로지 어느 한 사물에 쏟을 수 있는 힘’이다.
우리의 삶에서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은 셀 수도 없이 많다. 그 환경이나 상황 역시 다종 다양하다. 각종 시험이나 까다로운 질문에 답해야 하는 면접에서도,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최종 비즈니스 담판의 순간에도, 갖가지 스포츠나 예능 경기에서도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다. 또 예상치 못한 절체절명의 사건사고 현장이나 지진,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의 순간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굳이 이런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장애물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집중력은 반드시 갖춰야 할 힘이다.
오랫동안 집중력을 유지하려면 기운(氣運)이 강해야 한다. ‘기운(氣運)’. 여기서 기(氣)는 에너지다. 에너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좋은 운(運)이 따라올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에너지인 기(氣)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려면, 조건을 관리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집중을 방해할 만한 요소를 제거하고, 촉진하는 요소를 강화시킴으로써 집중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특히 수면, 운동, 식품, 환경 그리고 나의 뇌를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 집중력의 순도가 결정된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할 수 있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박상영 선수의 마지막 결승 경기는 집중력의 위력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남자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 세계 랭킹 3위 헝가리 선수와 맞붙은 박상영은 2분여를 남겨둔 10-14 상황에서 연속 5 득점을 기록하며 기적 같은 대역전승을 거둔다. 단 한 점만 주면 게임이 끝나는 절체절명의 순간, 그는 “할 수 있다”를 되뇌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펜싱 역사에 길이 남을 영화 같은 스토리를 완성했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달성한 박인비 선수의 금메달 퍼트 역시 깊은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 순간까지 빛을 발하는 박인비 선수의 집중력.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닉네임답게 철저히 포커페이스로 일관하는 그녀는 이미 기(氣) 싸움에서 상대를 완벽히 제압해 버렸다. 박인비 선수의 쾌거가 더 감동적인 이유는 대표 선발 과정에서 벌어진 난관과 시련이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허리와 손가락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인한 연이은 부진. 그로 인한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과 비난까지도 오롯이 감수하고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이룬 성과이기에 더 값진 결과였다.
2016년 3월.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은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쳤다. 총 다섯 차례 벌였던 치열한 대국에서 인간의 직관과 추론 능력을 쏙 빼닮은 알파고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 때문에 인간이 유리할 것이라는 대중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였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투혼으로 이세돌 9단은 마침내 알파고를 한차례 넘어서는 데 성공한다. 이 승리가 지금껏 알파고와 대적한 인간이 거둔 유일한 승리다. 이세돌 이외의 기사들은 이전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단 한 번도 알파고를 넘어서지 못했다. 신중하고 치밀하며, 계획력과 직관력이 뛰어난 이세돌은 집중력과 인내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리고 이는 강력한 토(土) 오행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토(土) 오행이 강하면 승부욕과 자존심, 그리고 고집이 대단하다. 어지간한 위기 상황에서도 쉽게 위축되지 않는 특징을 지닌다.
해결사 토(土)는 만물의 중심이다.
오행의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은 목금(木金)과 화수(火水)가 서로 대립하는 형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사건건 부딪치기 쉬우므로 힘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건 고사하고 난장판으로 변해 버릴게 뻔하다.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해결사가 바로 토(土)다. 토(土)는 만물의 중심이다. 대립구조의 중심에 위치한 토(土)는 상황에 따라 대립관계를 해소시켜 묶거나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주변에서 난리법석을 쳐도 토(土)는 단단하고 과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든든한 기본 바탕이 되어준다. 토(土)가 계절과 계절 사이의 환절기(목-봄, 화-여름, 금-가을, 수-겨울)인 것이나, 하루 중에는 접목 시간 (목-아침, 화-한낮, 금-오후, 수-저녁)에 해당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다.
토(土)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내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책임감과 포용력이 있고,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집중력이 탁월하다. 자신감과 뚝심이 있지만 지나치면 고집스러움으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경영자 스타일이다. 학생들은 집중력을 기반으로 학습 능력과 잠재력에서 놀라운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운동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운동경기는 결정적인 순간, 얼마만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집중이 너무 지나쳐 집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소통, 여유, 유연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는 오행에 화(火)도 있다. 그런데 화(火)의 집중 방식은 토(土)와는 조금 다르다. 화(火)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집중한다. 마치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스타일이다. 또 순식간에 피워올라 활활 자신을 태우고 장렬하게 사그라지는 모닥불과도 일견 유사하다. 그러므로 화(火)의 집중력은 단편적, 말초적, 순간적인데 반해 토(土)의 집중력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야가 넓고 깊은 특징을 가진다.
결단력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금(金)이 가지고 있는 능력 중에 집중력과 추진력이 있다. 금(金)의 집중력은 결실을 맺는 가을의 기운답게 매우 실리적이다. 또한 강력한 승부욕의 소유자답게 경쟁과 승부에 능하다. 단단하게 구조화된 프레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집중력 내공을 키우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멀티태스킹의 오류에 빠지지 마라 –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일을 다 잘하려고 하다 보면 어느 한 가지도 잘하지 못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멀티태스킹이 필요할 경우도 있지만 결코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때 또는 내가 정한 시간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을 분류하라. 가장 두뇌회전이 활발하고 체력과 정신력이 충만할 때 절대 시간을 확보하고, 가장 중요한 일을 에너지를 집중하라. 성공은 그 중요한 일의 성사 여부에 달려있다.
2.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 기계가 아닌 이상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적절한 시간 배분으로 시작과 끝맺음을 할 필요가 있다. 일의 성공은 크게 두 가지 과정을 반복하는 데서 온다. 적절한 타이밍에 시작하여 일정한 목표지점까지 끌어올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이다. 시작하기 바로 전, 내가 집중해서 풀어내야 할 전체적인 과정을 그려보는 방법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일종의 시뮬레이션 기법이다.
3. 잊을 건 잊고 방해물은 애초에 차단하라 – 한정된 시간과 능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창출하려면 소모적, 비효율적인 낭비를 막아야 한다. 걱정도 습관이다. 집중을 위해 잊을 건 잊어라. 비워야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다. 당신은 하루 일과 중 3분의 1을 집중력을 되찾는 데 사용한다는 사실은 아는가?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여 주변 상황이나 사람에게 흔들리지 말고, 나의 생각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어라.
4.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라 - 사람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대개 20분에서 35분 정도로 한계가 있다. 물론 연습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장시간의 집중으로 인해 심신이 지쳤다면 충분한 휴식을 갖자. 또 음식물은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충분한 영양섭취에 신경을 쓰고, 집중력에 방해가 되는 음식, 예를 들어 술이나 지나친 카페인은 조절하자. 양질의 집중력을 유지하려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라.
5. 좋아하는 일을 하라 – 집중력이 가장 활발할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다. 엔도르핀이 솟고, 도파민이 분비되면 힘들다거나 다른 것을 바라볼 틈이 없다. 당면한 모든 일에 골고루 관심을 쏟고, 완벽히 처리할 수는 없는 법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에너지를 한 곳에 쏟아부으면 차이가 나는 결과가 받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