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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Sep 02. 2019

꼴값은 하고 살자

꼴, 현대인이 갖춰야 하는 7가지 조건

꼴은 관상이 글감이다

‘한 권으로 보는 꼴’은 허영만 작가가 그린 관상에 관한 책이다. 이를 더 자세히 풀어놓은 꼴 시리즈도 있다. 그런데 그가 관상을 소재로 만화책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출판사로부터 관상이란 소재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거절했단다. 그러다가 히말라야 사나이로 불리는 박영석과 함께 에베레스트 등반 원정을 떠났다. 참고로 베이스캠프를 친 티벳쪽 에베레스트는 고도 5400m 돌밭 위에 텐트를 치고 바람과 먼지, 눈보라를 견디며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2개월을 보내야 하는 곳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이곳에서 고생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문득 관상이 생각났단다. 원래 사람이 대부분 그렇지 않은가, 평소 크게 힘든 일이 없을 때는 별로 관심이 없다가, 좀 힘든 시기를 지나다 보면 개똥철학에라도 매달리고 싶은 마음 말이다. 아마 그 또한 현실의 고난 속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점이 떠올랐으리라. 


'인생은 타고나는 것인가?' '귀하게 태어나면 나쁜 짓을 해도 끝까지 귀한 존재이고, 천하게 태어나면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천한 신분을 벗을 수 없는 것인가?' '부자상으로 태어나면 아끼지 않고 노력하지 않아도 영원히 부자로 사는가?' 이런저런 궁금점들이 그로 하여금 꼴을 생각하게 했단다.


그렇지. '왜 어떤 사람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고 또 어떤 사람은 흙수저로 힘들게 시작할까?' '왜 어떤 이는 좋은 운명을 타고 태어나 어려움도 쉽게 극복하며 한평생을 잘 먹고 잘 살는데, 어떤 이는 우여곡절에 평지풍파를 겪으며 롤러코스트 같은 삶을 사는 것일까? 과연 특별히 타고나는 상이 있는 것일까?' 



‘꼴’은 ‘사물의 모양이나 됨됨이’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사람의 모습이나 행색을 낮추거나 비웃어 이르는 말’ 또는 ‘어떤 상황이니 형편 또는 처지를 낮추거나 비웃어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꼴값’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전에는 ‘얼굴값’을 속되게 이르는 말’ 또는 ‘격에 맞지 않는 아니꼬운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또 ‘꼴값하다’는 ‘생긴 얼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을 하다’. ‘격에 맞지 않는 아니꼬운 행동을 하다’이다. 긍정적인 의미보다 부정적인 의미가 훨씬 강하다. 꼴사납다. 꼴불견이다. 꼴도 보기 싫다, 꼬락서니, 꼬라지 등도 모두 꼴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겠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나에게 ‘꼴값을 한다’라고 말한다면 나는 뭐라고 답을 해야 하는 걸까? 

정답은 아마도 ‘전후 상황에 따라 다르다’가 되지 않을까? 긍정적인 상황에서는 좋은 뜻이니 감사하다고 해야 할 것이고, 부정적인 상황이라면 나쁜 뜻이니 죄송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사실 ‘꼴값을 한다’의 진정한 의미는  
‘사물의 모양이나 됨됨이가 견줄 만큼 비슷하다’이다. 


다시 말하면 ‘값어치를 제대로 한다’는 뜻이다. 상당히 좋은, 긍정적인 의미다. 핵심은 누구와 견주는가, 그 기준이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 자신의 주제와 분수, 그리고 값어치에 어울리게 행동하고 산다는 것, 사실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다.


성공하는 현대인들의 7가지 조건

인터넷 상에 많이 등장하는 성공하는 현대인들의 7가지 조건에 ‘꿈/깡/끼/꾀/꼴/끈/꾼’이 있다. 한글의 ㄲ(쌍 기역)을 이용하여 풀어낸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오늘의 주인공 ‘꼴’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7가지 조건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꿈’

꿈은 실현시키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다. 꿈이 없는 개인이나 조직은 비전도, 발전도 찾아보기 힘들다. 성장하고자 한다면,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미래를 꿈꾸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꿈이라 해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허무맹랑한 꿈인지, 비록 어렵지만 실현 가능한 꿈인지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을 함께 키워야 한다.


‘깡’ 

깡은 열정이다. 꿈과 이상을 실현시켜주는 궁극의 에너지다. 아무리 훌륭한 꿈이 있다고 해도, 실행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깡이나 배짱은 실행력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강력한 추진력과 돌파력도 힘의 원천은 깡이다. 깡이 따라주지 않으면 꿈은 그냥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끼’

남달리 두드러지는 성향이나 성격인 끼는 특출 난 재능이며 능력이다. 끼는 후천적인 배움이나 노력을 통한 개발되기보다는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쪽에 가깝다. 만약 타고난 끼에 목적의식과 내적 동기가 더해져 노력을 쏟아붓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엄청난 잠재력이 현실로 나타나 남다른 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꾀’

골치 아픈 상황이나 난제를 교묘한 방법으로 해결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체로 관련 분야의 지식은 물론이고 뛰어난 순발력과 상상력의 소유자인 경우가 많다. 수가 깊으면 지혜로운 인물로 존경받겠지만, 얕은 방법이나 핑계를 남발하면 자기 꾀에 자기가 당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꼴’ 

꼴이란 사물의 모양이나 됨됨이를 말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말처럼 사회를 구성하는 각 인간들의 꼴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모난 돌이 먼저 정을 맞는다’는 속담처럼 어디서든 모난 꼴은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또 둥근 꼴은 창의나 개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 핵심은 자신만의 꼴은 유지하되 조화와 소통을 통해 주변과의 관계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끈’ 

끈은 물건을 묶거나 매거나 꿰는 데에 쓰이는 가늘고 긴 물건이다. 이는 또한 일이나 상황 따위를 연결하는 것이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를 뜻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인맥은 “위기의 시대에 나를 지켜주는 사람 울타리”이다. 인맥의 끈의 잘 활용하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끈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확실한 필살기지만 이를 잘 조직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따라 주어야 한다. 


‘꾼’

꾼은 프로다. 일이나 행위를 습관적 혹은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꾼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 단어지만,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하는 자세여야 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소양은 꾼이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또한 직관력과 통찰력을 발휘하여 상황을 주도하거나 판세를 장악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 끊임없이 학습하고 습득하려는 자세 역시 진짜 꾼들이 갖는 자세다.




이처럼 ‘꼴’은 성공하는 현대인이 갖춰야 하는 7가지 조건에도 포함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어가 부정적으로 더 많이 느껴지는 이유는 ‘꼴값’을 제대로 하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려운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국내외 정치권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소회는 한마디로 “꼴값한다”이다. (이런! 나 역시 ‘꼴’을 부정적인 의미로 쓰는데 익숙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매스컴에 종종 등장하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나 “도긴 개긴”이란 말도 자주 머릿속을 맴돌곤 한다. 또 있다. ‘내로남불’이나 “내가 아니면 안 돼”라던지 “나만 아니면 돼”가 그것이다. 그런 말을 내뱉기 전에 “너 자신을 알라 (니 꼬라지를 알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 “너나 잘하세요”란 말부터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다만 사람마다 값을 정하는 기준이나 가치관이 모두 다를 테니 무턱대고 내 값만 갖고 타인을 재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옳고 상대가 틀렸다가 아니라 나와 상대가 다르다는 관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 아니던가? 미국 대통령 링컨은 “나이 40이 된 후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했다. 설익은 꼴로 함부로 누군가의 꼴을 입에 올릴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부터 꼴값을 제대로 하고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참, 쌍기역으로 표현된 끝판왕은 역시 '끝'이란 말, 공감된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는 속담처럼 마무리를 잘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에 또 있을까?

그게 일이든, 관계든, 인생이든……





이미지 발췌: http://www.inmu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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