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8
사랑 8, 같이 걸어가주기
누군가와 같이 걸어 가기란
내 자유와 선택을 포기해야 가능한 것
더 가고 싶을 때도 멈추고
그만 쉬고 싶을 때도 가야하니까
바람하고도 호홉을 맞추며 걷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고
세월하고도 마음 맞추며 늙기가
쉽지 않더라는 경험 할수록
그 동행은 선뜻 말하기 어려워
부부라는 이름으로
부모와 자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연인으로 친구로 사제로
우리는 그 쉽지 않은 길을 가지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사랑해야만 가능한 그 동행을
반쪽이 몹쓸 병으로 누운 긴 세월을
반쪽의 몸으로 같이 걷다보니
그저 쓰러지지만 말고
그저 반쪽을 포기하고 버리지만 않았으면
기도도 하고 원망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래도 뒤돌아보니
많은 세월, 긴 길에 발자국 찍으며
동행을 했더라
내 안에 있는 힘이 아니라
하늘에서 가족에게서 이웃에게서
받은 사랑의 에너지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