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44
‘감사는 나이순이 아니다‘
겨울 새벽 인력시장에서
어둡고 추운 그림자들이 서성이다
뿔뿔이 흩어지는 다큐를 봤다
이런 날이면 맘이 무거웠고
그날은 밤새 일자리를 구하다가
공치는 슬픈 꿈에 시달렸다
삼사십년전 실직자로 굶기도하던 날
티비에서는 프로야구 개장으로 요란하고
나는 고픈 배를 참으며 구직광고를 뒤적였다
그리 곱기만 하던 단풍나무도
한참 아름답던 시간이 지나고 추워지니
위쪽부터 겨울 나무로 변하더라
사람도 다르지 않아서
나이 순으로 밀려나는 세상에
나도 끼어서 멀어지고 있다
다행인 것은
행복이나 감사의 크기 유익한 생의 평가는
나이순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진일기44 - 감사는 나이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