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14 - '그리움'

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by 희망으로 김재식

"와이셔츠를 이틀씩이나 입고 가도 누구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


어느 아침 드라마에서 신랑이 아내에게 투덜거린다.


"왜 그래? 와이셔츠 이틀씩 입은 거 처음도 아니고 나 요즘 일 바쁜 거 알잖아?"


아내는 그렇게 말해놓고도 딴 사람에게 물어 본다.


"와이셔츠 이틀 입는 게 뭐 그렇게 화날 일인가? 와이셔츠를 새로 두어 개 더 살까?"


아내들도 때로는 모른다.

남자들의 투정 아래에 숨어 있는 큰 얼음덩어리를,

와이셔츠는 핑계다.

그건 뭔가 외롭거나 화나거나 사는 게 시큰둥해져가는 경고인데,

그러나 그 아내가 드디어 눈치를 챘다.


"우리 당일로라도 어디 여행갈까? 당신도 나도 요 근래 힘들었잖아?"

"저~엉말? 나야 좋지!"


드디어 영민하신 아내가 와이셔츠가 아닌 다른 해결책을 내놓더라.

남자는 얼굴이 활짝 펴지고!


왜 남자만 그럴까?

사는 게 두렵거나 속상하면 외이셔츠나 물고 늘어지는 신호등이 켜지는 게...


그리움 –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무시하여 쌓이면 사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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